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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엄마 독일아빠/한독커플 국제연애

후천적 외향적인 나의 짝꿍 (부록: 외향적인 사람 되기, 언어 학습 팁? )

by nDok 앤독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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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그렇고 독일도 그렇고 사실 사회생활을 하기 편한 유형이 외향형 인간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 것이다. 


나는 특히 엄청난 내향형의 인간인데,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소수의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지낸다.

 

그래서 어떤 모임에 갔을 때도 누군가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거는 것을 상당히 힘들어하는데 그에 반해 짝꿍은 모르는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질 줄 알고 가끔 너무 갔다 싶을 때도 있지만 어쨌건 간에 유머도 쓸 줄 알고 말도 정말 많다.

내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어느샌가 보면 그들이 내 짝꿍과 더 친해져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 짝꿍은 나와 마찬가지로 내향형 인간이다. 

 

 

 

 

 

그 사실은 그의 아버지를 보면 알 수가 있는데 그들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짝꿍이 자기의 성격을 바꾼 건 비즈니스적인 이유이다. 짝꿍뿐만 아니라 많은 내향형들이 사회생활을 위해 자신을 외향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다들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짝꿍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는 겪지 못했는지라 한편으로는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저 사람은 저 어려운 걸 스스로 극복해냈구나.. 

 

 

 

 

 

겉으로 보면 티가 나지 않지만 내가 짝꿍이 내향형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집에 있을 때 평소 모습과 그리고 휴가 계획을 짤 때이다.

 

 

집에서는 밖에서처럼 재잘재잘 떠드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떠드는 것은 내쪽이다. 나와 같이 이 사람도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자리에 가는 것을 싫어하고 생각보다 많은 친구와 연락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겐 정성을 다한다. 예를 들면 요일을 정해놓고 꼬박꼬박 친구들과 통화를 한다. 이는 가족에게도 포함인 사항이다. 

 

 

나는 완전히 내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말이 많아지는데, 특히 1:1의 상황인 경우에는 말이다. 3명이 되는 순간 신기하게도 말 수가 확 줄어든다. 뭔가 1:1의 경우에는 내가 이 사람들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말을 쥐어 짜내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알던 한 지인이 있었다.

 

그녀와는 내가 대학교를 다니던 당시 짝 선배-짝 후배라고 불리던 일종의 멘토 시스템을 통해서 만났었다. 그 당시 그 아이도 상당히 낯을 가렸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서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는데 놀랍게도 그 친구의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글을 통해서도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넌지시 성격이 조금 바뀐 것 같다고 말하자 그동안 휴학을 하며 취미로 연기 수업을 들었다는 것이다.

 

내가 수업을 들었던 어학원 선생님도 연극을 했었다고 하니 그러한 활동이 분명 본 성격에도 영향을 준 것이리라.

 

하긴 연기라는 것이 본 성격을 숨기고 연기를 하는 그 순간은 내가 아닌 내가 맡은 그 인물처럼 살아야 하는지라 어느 순간 본 성격에도 영향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성격을 어느 정도는 바꾸고 싶어 하는 나에게도 좋은 팁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완전히는 어렵지만 그래도 약간은 외향적이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나의 생각을 써 내려가 보자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연극 동아리 같은 모임에 드는 것일 수도 있고, 나의 경우에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마술 동아리에 있었다.

 

정말 끔찍했다.

 

동아리가 싫었던 것은 아니지만 Street Magic이라고 해서 길가는 사람을 붙잡아다가 마술을 보여주는 활동이 있었는데 내향적이었던 나는 이 활동이 정말 싫었었다.

 

하지만 내가 부끄러워하는 것을 '들킨다면' 내가 웃음거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안 그런 척, 엄청난 외향형 인간인 척 열심히 활동했었다. 덕분에 어느 정도는 극 내향에서 약간 외향적인 쪽으로 성격이 바뀌게 된 것 같다. 

 

 

 

 

이와 같이 성격을 약간 바꾸는 방법은 사실 단순하다. 무조건 사람들하고 부딪힐 것. 

 

 

 

 

 

내가 독일에서 겪었던 신기한 일 중에 이런 일이 있다.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나는 독일어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기 시작했는데, 나를 가르친 Dozent는 우리에게 특별한 숙제를 내주었다.

매주 새로운 파트너와 짧게 대화하기.

 

그래서 수업을 받는 그 몇 달의 기간 내내 나는 매주 새로운 파트너와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새롭게 대화를 나누었고, 마침내 수업이 끝나고 시험을 보던 날 이들을 그때 처음 만났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즐겁게 대화하며 어울릴 수 있었다.

 

나 원래 사람 엄청 낯가리는데? 아무리 온라인으로 대화를 했다지만 그건 온라인이고 직접 만날 때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마지막 예시로 독일어 혹은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에 조금 초점을 맞춰서 설명을 하자면, 나는 일단 새로운 언어 파트너를 만들게 되면 보이스 메시지로 문자를 주고받자고 한다.

 

그다음 조금 익숙해졌다면 zoom이나 skype 같은 화상 통화로 넘어간 뒤 운이 좋게 같은 지역에 사는 친구를 만들었다면 실제로 만나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1:1의 관계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meetup 같은 모임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보는 것이다. 

 

 

이처럼 내향적인 나를 조금 외향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안타깝지만 어떤 특별한 명약 따위는 없다. 그냥 무조건 부딪혀 보아야 한다. 그리고 나도 아직 연습 중이다. 

 

 


 

이건 그냥 번외 편으로 하는 얘기지만 수업 중에 한 번 굉장히 재미있는 활동을 한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약 1분간 모국어로 내가 평소 말하는 빠르기보다 더 빠르게 어떤 주제에 대해서 쉬지 않고 말을 하는 활동이었는데, 그 활동이 끝나면 또다시 1분의 시간을 재고 같은 내용을 독일어로 역시나 평소보다 빠른 빠르기로 쉴 새 없이 말을 해 보는 활동이었다.

 

 

그분의 말씀으로는 우리는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서투른 독일어가 나오는 것이니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쉴 새 없이 말을 해보면 내가 생각했던 나의 평소 실력보다 훨씬 더 잘할 것이다 라는 취지였다.

 

실제로 그랬다. 나는 생각하지 않고 쉴 새 없이 한국어와 독일어로 말을 했고 그가 말한 대로 평소의 독일어보다 훨씬 더 말을 잘할 수 있었다. 정말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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