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기검열을 잘 하는 편이고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정말 엄격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막 행동이 조심스러운 것은 아닌데 특정한 이후에 내 자신을 돌아보고 신랄하게 비난하는 버릇이 어느 순간 들어있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나를 괴롭게 하곤 했다.
자기검열을 잘 한다는 것은 애초에 내가 날때부터 갖고 있는 기질일지도 모르지만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일 수도 있다. 나는 우울한 마음이 들 때마다 상담을 받곤 하는데, 사실 상담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정말 사소했지만 이로 인해서 내가 마음의 우울감이 있구나 라는 것을 더 확신할 수 있게 되었고 몸이 아픈 것 처럼 마음이 아픈 것도 꾸준한 (마음)운동을 통해서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왕 상담을 시작한 김에 내가 갖고 있던 나의 온갖 모순점들을 털어놓았다. 어차피 이름도 가명이고 이 사람은 나를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 것이라는 익명이라는 것에 대한 안도감 때문일까 물론 그럼에도 100프로는 털어놓지 못했지만 나 자신을 드러내기 두려워하는 나로써는 이마저도 상당한 성공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내가 갖고 있던 수없이 다른 모순점들은 어린시절 나와 주 양육자였던 어머니와의 관계라는 하나의 공통 지점에 이르렀다. 그래서 주 양육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는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다.
그 당시 나는 나의 그러한 모순들 때문에 상당히 괴로워하고 있었고 약을 먹거나 병원에 입원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충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랬기에 상담사님의 입으로부터 어머니와의 애착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갓난아기였을 때 부터 엄마는 우울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준비되지 못한 채 나라는 사람을 낳은 나의 어머니를 원망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기르려 나름 애쓰신 그분의 노고를 생각하기로 했다. 이미 벌어진 일,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비난의 초점을 맞춘다 한들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그렇기에 나는 불필요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현재도 애쓰고 있다.)
항상 상담사분과 통화를 할 때마다 그분이 나에게 항상 당부하시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나한테 너무나 가혹하게 군다, 그리고 나의 내면아이를 잘 보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나름 연습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가 나에게 그렇게 잘 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실수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도 내 자신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 감정의 기저에는 비록 추측이긴 하지만 내가 남보다 나아야 해. 그래야 내가 더 사랑받을 수 있으니까 라는 감정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결국 애착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이를 이만큼 먹어서도 애정을 갈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버린 내 자신에게, 정확하게는 사랑받고 크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성인인 내가 마음 속으로 위로하며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들은 대체로 상당히 쉽고도 어렵다. 내가 무슨 일을 해낼 때 마다 어린 시절의 내가 받지 못했던 칭찬의 곱절로 더 대놓고 말로써 칭찬을 해주라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으면 "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넌 역시 최고야"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내가 한 작은 성취들에 대해 가벼이 여기지 말고 꼭 짚어내서 칭찬을 해주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 칭찬을 받아본 기억이 아예 나지 않는 나로써는 (분명 하긴 하셨을 거다. 내가 어떤 원인들로 인해 기억을 하지 못할 뿐..) 이러한 셀프칭찬이 상당히 어색하고 혹은 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해야 한다니 열심히 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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