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청난 집순이인지라 원래부터 밖에 잘 안 나가긴 하는데 판데미 이후로 특히 외출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드레스 수선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갈 수밖에 없어서 나간 김에 온갖 볼일을 다 보고 들어오기로 했다.
일단은 수선이 필요했던 결혼식 드레스를 먼저 갖다 주고 근처에 옥스팜이 있길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으니 한번 들러봤다.
옥스팜은 서점의 형태로도 있고 옷가게 형식으로도 있는 중고마켓이다. 나는 웬만하면 새것보다는 중고물품을 선호하는지라 웬만한 중고마켓은 다 써본 것 같다. (의외로 이베이 클라인안짜이게는 안 써봤지만)
일단 뭐가 나와있나 한번 쓰윽 훑어보고
보다 보니 이런 므흣한 책들도..! 살짝 펼쳐봤는데 결국 금방 다시 덮었다. 뭔가 민망한 느낌적인 느낌..
나는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을 단돈 3유로에 구매했다.
잡화점 구경
다음으로는 결혼식 이후 결혼 증명서를 받기 위한 파일철?이라고 하나 독일어로는 Mappe라고 불리는 것을 사러 시내에 있는 고급 잡화점에 한번 방문해봤다. 인터넷으론 종류가 더 많았는데 오프라인 상점에서는 한 가지 종류밖에 팔지를 않아 아쉽지만 그냥 샀다. 여기는 인터넷이 더 나은 듯.
참고로 이건 약간의 팁인데 특정한 사이즈의 마페를 구해야 한다면 Mappe DIN A4(마페 딘 아 피어, 이런 식으로 읽는다.) 이런 식으로 표기를 한다.
이건 나무로 새 조각을 한 것인데 독일에서 어른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조각품이다. 뭔가 핸드메이드 이런 걸 좋아하기도 하고 우리 시어머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새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때 구매하기 좋을 것 같다. 가격은 22유로였나? 그 근처였다.
이런 정원용품도 팔고..
정원관리용 전정가위도 판다. 가격은 어우.. 비싸... 한국서 파는 게 훨씬 저렴했던 것 같다. 근데 한국서도 독일제는 비싸긴 했다..
다음 목적지인 아시아마트로 향하기 전 사람들이 우글우글했던 마리엔 광장
아시아 마트
한국 배라고도 쓰일 날이 올까?
독일에서는 김치를 이렇게 캔에 담아 팔기도 한다. 한번 타 아시아마트에서 이렇게 파는 걸 먹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끔찍했다.. 종가집은 뭐 한국에도 있는 브랜드니까 한번 먹어볼 만도 한데 한글이 적혔다고 다 한국 브랜드는 아닌지라... (중국에서 한국 제품인 것처럼 위장해서 많이들 판다.. 특히 마스크 팩) 잘 보고 구매하는 게 좋은데, 근데 한국인은 애초에 저렇게 쥐콩만큼 들은 김치에 관심 가지지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오늘의 수확물
예전에 추천받아놓고 가보자 가보자 하다가 마침내 가본 Hansik. 뮌헨에 있는 한식집들은 독일인의 입맛을 겨냥한 곳들밖에 못 가봐서인지 김밥이야 그렇다 치지만 떡볶이는 별 기대를 안 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조금 매웠던 건 아마 내 입맛이 변한 탓일지도..! 포장용기를 써야 하는 것이 싫어서 처음으로 개인 용기를 들고 방문해봤다. 생각보다 아주 쉬웠다! 진작에 이럴걸..
이게 내가 구매한 디 오디너리의 필링 앰플?? 뭐라고 부르지 암튼 바하 아하가 섞인 필링을 위한 제품이다. 사용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말라고 쓰여있다. 원래는 이마트 홈 브랜드의 아하 팩을 쓰는데 아무래도 아하가 좀 약해서인지 각질이 금방금방 다시 쌓이는 것 같아 조심조심 쓰기로 하고 결국 바하를 또 구매했다. 가격은 7,20 유로로 굉장히 저렴하다. 나처럼 화장이니 팩이니 크게 관심 없는 사람에게 어필하기 좋은 작은 용량에 착한 가격이다.
이거는 아까 구매한 마페. 환경을 생각하는 건지 종이로 포장이 되어 있고 테이프가 붙어있는 부분은 쉽게 떼어내서 따로 버릴 수 있다.
내가 구입한 마페는 이런 느낌. 생긴 것도 말끔하니 괜찮다. 가격은 10유로.
나는 평소에 한국 마트는 물론이고 아시아마트를 잘 안 간다. 일단 가격도 너무 비싸고..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신념 하에 한국적인 것들을 너무 접하려 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했던 것도 있다. 평소에는 된장, 고추장, 간장, 참기름 이렇게만 구매하는 편이다. 가끔 양념(?)으로 군만두를 더 구입할 때도 있는데 거의 사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전에 잠깐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계속 가지 못하다 보니 너무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지 향수가 잠시 찾아왔었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아시아마트도 들러서 잔뜩 한국적인 것을 사 왔다.
냉면은 저게 아마 5유로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독일의 일반 마트에서 장보는 것을 생각하면 물건 하나에 5유로씩이나 하는 걸 산다는 것은 상당한 각오를 필요로 한다. 그래도 요 며칠 계속 생각이 나던 게 냉면이었으므로 백번 고민해보고 마침내 장바구니에 넣었다.
한국에서는 이제 별로 인기 없는 음료일지도 모르지만 오래간만에 한국 생각이 나서 사 와봤다. 초록매실.. 예전에 가수 조성모가 찍은 광고가 화제였는데, 요즘 애들도 조성모를 아나?
여러 가지 식재료들의 이름은 포스팅 중간의 나시 배처럼 일본식 이름을 그대로 차용했거나 아니면 이름 앞에 China가 붙기 마련인데 대표적으론 배추를 Chinakohl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겠다. 내가 오늘 구매한 저 버섯들도 새송이버섯이 아닌 에린기, 팽이버섯이 아닌 에노키 라 불린다. 한국에도 다 있는 건데.. 언젠가는 한국어로도 불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힘내라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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