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사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찾아오는 향수. 나는 생각보다는 향수가 없는 편인데 그래도 근 3년을 한국엘 못 가다 보니 나에게도 향수가 왔었다. 짝꿍이 있을 땐 괜찮은 데 아무래도 오랫동안 한국에 가지 못한 데다 혼자 집에서 며칠간 있으면서 이런저런 뒤치다꺼리를 할 일이 없다 보니 문득 잊고 살던 향수가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향수를 극복하는 방법이란.. 현재까지는 없는 것 같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향수를 극복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택한다고 한다는데 나는 아직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향수가 오면 보통은 하루 이틀 내로 극복이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한국에 지인이 많고 가족과 사이가 더 돈독한 사람들에게는 유독 괴로울지도 모르고..
아무튼 이런 뭉클 내지 울컥한 감정이 이따금씩 올라올 때면 나는 그 감정을 막무가내로 떨쳐내려 하기보다는 나름 즐기는(?) 편인데 그래서 그땐 한국에 관한 걸 유독 더 찾아보는 것 같다.
한국 예능을 보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는 원래 예능은 그렇게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라면서 요즘 인기 있는 환승 연애 클립 뜨면 엄청 찾아보는 1인.. 아악 코코 씨 나랑 친구 해줘요😚) 예능은 잘 안 보는 편이고 리얼한 한국의 모습을 보면서 추억에 젖어드는 편이다. 여기에 김볶밥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그래서, 내가 이런 멜랑꼴리 한 감정에 휩싸일 때마다 하는 것들이 있는데 나름 정리를 좀 해 봤다.
1. 한국에 있는 가족/친구들과 화상 통화 하기
원래 통화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면 별 효과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워낙 가족 하고도 전화를 안 하는 타입이라.. 그래서 가끔씩 친구들/지인들과 통화를 하게 되면 엔도르핀이 마구 솟아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데, 약발이 좀 가는 편이다. 그래서 종종 써먹는 방법이다. 요즘에는 이전보다는 더 연락을 하려고는 한다. 내가 주로 쓰는 툴은 화상 회의 툴인 ZOOM인데 보통은 카톡 전화를 많이 쓰는 듯하다. 근데 우리 집은 카톡이 너무 잘 끊겨서 줌이 더 나은 것 같다.
2. 한국에서 듣던 노래 듣기
나는 사실 노래를 잘 안 듣는 편이다. 한국 가요와 팝을 어려서 많이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후크송의 장점이자 단점인 귀에 그 노래가 계속 맴도는 것(독일어로는 Ohrwurm, 직역하자면 귀벌레라는 의미다.) 때문에 내가 나의 몸을 스스로 절제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 때문에 듣는 것을 그만두었다. 대신에 lofi, 클래식, 재즈 이런 것을 듣는데 이런 음악들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따금씩 생기는 향수에는 어쩔 방도가 없다. 그럴 땐 내가 즐겨 듣던 노래를 듣게 되는데 보통 유튜브에서 00년대 그 시절 음악 이런 걸 쳐서 나오는 노래를 듣는다. 나는 또 싸이월드 세대라.. 00년대 싸이월드 배경음악 이런 거도 치면 정말 그때의 내가 즐겨 듣던 노래들이 나와 잠시나마 향수를 잊을 수 있다.
3. Netflix 음식 다큐 중 한국의 음식이 소개된 것들
넷플릭스 Street Food (길 위의 셰프들)이라는 광장시장을 배경으로 한 다큐가 있는데 그냥 예능에서 듣는 오버를 하거나 이런저런 유행어가 들어간 한국말과는 다르게 평범한(?) 한국어인지라 이러한 음성이 가슴을 울릴 때가 있다.
이거 말고도 어떤 남자 진행자가 각국의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프로그램이 하나 더 있었는데 거기도 광장시장을 찍었던 것 같다. 구글링을 열심히 해 보니 Somebody Feed Phil이라는 쇼인데(겨우겨우 찾음) 여기에 모델 아이린도 나와서 중간이 같이 식사하는 장면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Somebody Feed Phil을 열심히 그게 뭐더라.. 하며 찾던 와중에 뜬금없이 찾은 Korean Pork Belly Rhapsody라는 프로그램을 하나 찾았는데, 뭔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침이 싹 고이긴 하네. 이따 한번 봐야겠다. 자매품으로 Korean Cold Noodle Rhapsody도 있다.
이것도 구글링 하던 와중에 대충 찍어보는 건데 Ugly Delicious라는 프로그램에 한국식 바비큐가 소개된 모양인지 연관 검색어로 떴다. 이거도 함 찾아봐야지..
Chef's Table이라는 프로그램은 장성 백양사의 정관 스님이라는 분이 나와 한국의 절 음식에 대해서 소개를 한다. 이것도 가끔 찾아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4. 한국의 길거리를 보여주는 앱(비디오)
https://travel-remotely.netlify.app/
핸드폰에서는 잘 안되던데 트래픽이 문제인가? 웹에서는 좀 잘 되는 편인데 사실 해당 비디오들은 앱 제작자가 직접 찍은 것이 아닌 유튜브에서 퍼온 것이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그냥 Walk around Seoul 이런 식으로 치면 관련 영상들이 뜨며 그런 영상들을 봐도 된다. 근데 내가 독일에 살아서 그런지.. 비디오에 찍힌 사람들은 자기 얼굴이 이렇게 몰래 찍혀서 돌아다닌다는 것을 모를 텐데.. 괜찮은 것인가.. 내가 저 비디오 안에 있었다면 동의되지 않은 영상 촬영에 정말 기분 나빴을 것 같고 소송도 생각해 볼 것 같은데.. (진지충인가?)
5. 네이버 지도에서 도로 위 실시간 CCTV 보기
몰랐는데 도로 위 상황을 보여주는 CCTV를 볼 수가 있다. 방법도 무지 간단하다. 일단 그림으로 먼저 설명을 해 보았다.
휴대폰에 있는 네이버 지도 앱에서 오른쪽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른다.(파란색 직사각형 모양 버튼)
그다음 '일반지도'를 클릭한 뒤 밑에 나오는 CCTV에 체크를 한다.
그러고 나면 이제 내가 보고 싶은 구역으로 가서 줌 인을 해 본다. 그렇게 되면 사진과 같이 감시 카메라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여기를 눌러본다.
이렇게 로딩이 된 후에 잠시 뒤 도로 상황을 라이브로 볼 수가 있다.
위에 소개한 것과 다른 것이 있다면 내가 주로 놀러 다녔던 곳이나 사는 곳 주변의 CCTV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가 어딘지 확인이 되면 기분이 좋긴 한데 뭔가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솟구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다른 방법들이 또 있겠지만 일단 내가 주로 쓰는 방법들은 이렇다. 근데 이렇게 해도 그 순간에 드는 감정은 정말 떨칠 수가 없기 때문에 요즘 말로 말하자면 '존버'해야 하는 것이다. 해외 사는 우리 존재 모두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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