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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함께하는 독일생활/독일 결혼 & 비자관련

배우자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기

by nDok 앤독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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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던 글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인터넷에 있는 글을 무조건적으로 맹신하는 건 별로 좋은 태도가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생각해봄직한 것들이 있다. 

 

 

진짜로 정신과 의사가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글의 내용은 이렇다: 

 

 

일단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자식이라고 생각했을 때 자랑스러운 사람인지, 또 다른 글에서 아마 곁다리로 내 아버지라고 했을 때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인지? 뭐 이런 얘기도 본 것 같다. 

 

그리고 30년 동안 같이 산책할 수 있는 사람인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

(이건 사랑이 아니라 우정에 대입해도 정말 공감하는 말. 실제로 나는 인간관계를 다 비슷한 선상에 두고 보는데 이런 면에서 사랑과 우정에 큰 차이를 두지 않는 편이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에게 전전긍긍하게 되고 자꾸 서운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그냥 끝낼 인연이라 생각하고 어느 순간 완전 그 사람을 정리한다. 나랑 맞지 않는 사람에게 매달리기엔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니까. 나의 가치를 알고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과 좋은 인연을 이어 나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니까.)

 

참고➡ 내가 외국에서 새로운 사람과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법

 

내 사랑으로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연인이나 배우자가 아닌 나의 사위나 며느리가 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리고 이 모든 걸 다 나의 파트너를 대입하며 따지기 전에 반대로 여기에 나를 대입해 봤을 때 나도 괜찮은 사람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건 내 의견이다. 

 

 

 

 

생각보다 간단한 질문인 것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답하기는 또 쉽지 않다. 내가 애를 낳아본 일이 없는데 어떻게 나의 (미래의) 자식이라고 생각을 해 보지..? 어쨌거나 내 짝꿍은 공부도 잘하고.. (나는 전혀 공부를 잘했던 사람이 아닌지라) 그러니까 학생으로서도 성실하고.. 부모한테 잘하는 걸 보니 내가 부모였어도 참 좋은 아들이겠다 싶다. (마마보이랑은 좀 다른 느낌)

 

 

그리고 이 사람이 내 아버지라고 생각했을 때라.. 음.. 책을 조금만 더 읽어주면 좋겠지만.. 나도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라 그건 뭐 패스하고, 그렇다고 게임을 미친 듯이 하는 것도 아니고 (한번 꽂히면 며칠 동안 빠져있는 건 있지만 게임 광은 아닌 편) 집안일도 이거 같이 하자 하면 보통 묵묵히 같이 해주는 편이라 부모로서도 꽤 괜찮은 사람이지 않을까? 물론 사람은 다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치명적이지도 않고 반대로 나도 그렇게 완벽한 사람은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나의 배우자가 30년 동안 같이 산책해도 괜찮을 만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일단 4년 동안 매주 같이 산책해본 결과 나쁘지 않다. 물론 우리가 그렇게 막 많은 공통점이 있어서 조잘조잘 끊임없이 대화하는 커플은 아닌데, 일단 가만히 보면 짝꿍은 선생님처럼 뭔가를 설명해 주는 걸 좋아하는지라 내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한번 화두를 던지면 정말 열심히 설명해 준다. 설령 그것이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정말 기초적인 상식이나 기본 과학/수학에 관한 지식인 것이라도 바보라고 비웃지 않고(중요!) 유튜브까지 찾아가며 열심히 알려주는 편이다. 그래서 대화거리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본 것 같다. 나도 반대로 짝꿍이 조용할 땐 내가 조잘조잘 떠드는 타입이라 그런 면에서 잘 맞는 듯싶다. 

 

 

같은 의미로 내 사위가 된다고 하면, 그러니까 우리 엄마의 입장으로 이 남자를 본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너무 엄마엄마 하는 편도 아닌 데다, 한국인처럼 살갑게 챙겨주는 편은 아니지만 나도 굳이 그런 걸 바라진 않기 때문에... 연락은 내 자식만 해주면 되지 굳이 사위까지 나설 거 있나?라는 마음이랄까. 사위는 본인 집에 잘하면 되지. 이런 생각.. 실제로 짝꿍은 본인 집에 잘하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금전적으로 막 퍼주고 이런 건 아닌데 (의외로 이 집이 돈 관계에 있어선 굉장히 철저하다. 남자 친구 어머님이 본인 동생과 비교해서 학창 시절부터 준 금전적 도움까지 환산해 엄격하게 돈을 나눠주시는 편. 그래서 어머님께 돈 가지고 섭섭할 일은 없다. ) 집에 전화도 잘하고 자잘한 선물도 잘 사 주는 편이고, 아버지께서 이따금씩 부탁하는 이런저런 부속품도 그 자리에서 열심히 검색해서 집으로 배송도 시켜주고.. 일전엔 노트북을 아버지께 하나 사드렸는데 계정 만드는 것부터 컴퓨터를 켜고 끄고 하는 거도 일일이 다 알려드리고.. 뭐 이런 정도? 이 정도면 꽤 괜찮지 않나? 

 

 

 

하지만, 

 

반대로 내가 좋은 사람인가?라고 생각했을 땐 사실 별로 할 말이 없다... 일단 나는 나에 대해 상당히 엄격하게 평가하는 것이 있긴 하지만 내가 아주 좋은 사람은 또 아니니까.. 이런 거 생각하면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짝꿍의 부족한 면을 내가 잘 채워주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짝꿍이 내가 멘털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는 등대 같은 느낌이라면 나는 악어새의 느낌..? 하하

아무튼 나는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케어를 잘해주는 편이라 나의 이런 면을 그 사람이 참 좋아해 준다. 그리고 기억력이 그렇게 좋지가 않아서.. 나쁜 일이 있었어도 금방 잊는 편이라 언젠가 짝꿍이 '이때 내가 화내서 미안해'하면 나는 그새 우리가 싸웠었다는 사실을 잊고 '그래? 언제?'이렇게 되묻는 일이 종종 있다 보니 어쨌거나 망각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얘기가 잘 들어맞는 경우겠다. (그나저나 나는 짝꿍이 사과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참 좋다. 나는 고맙다 미안하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 참 어려운 사람이라.. 아직 연습 중이다.)

 

 

 

이렇게 쭉 돌아보니 남자 잘 고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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