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 ) 글쓰기는 운동처럼/오늘의 사색

남과 나를 비교하고 싶을 때 마음 다잡기

by nDok 앤독 2021. 9. 17.
반응형

나의 고질병 중 하나가 남과 비교하는 것이다. 비교까지는 좋은데, 뭔가 사회가 요구하는 참된 인간상?이라는 것에 걸맞은 것 같은 사람들을 보면 특히 그런 듯 싶다.

 


 

평소에는 평온하다가도 어떠한 작은 계기가 생기면 곧바로 치고 나오는 어떤 부정적인 감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남과 비교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교만 하는 것이 아닌 나보다 나은 듯한 사람들과 나를 빗대어 꼭 좌절감을 느껴야 직성이? 풀린다. 

 

 

 

 

며칠 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어학원 선생님을 만나 커피 한 잔을 한 일이 있었다. 그분은 나에게 별생각 없이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이냐 물었고, 나는 컴퓨터 쪽으로 공부를 해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분 말이 나는 좀 더 사람들과 어울리는 직업을 가지고 싶어 할 줄 알았는데 컴퓨터라니 의외다, 그러한 직업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직업은 아닌데 괜찮겠냐 라는 식으로 물어보셨다. 나는 일할 땐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그 대화는 마무리 지어졌다.

 

 

곧이어 다른 사람들의 안부도 몇몇 전해졌고, 선생님은 한 친구가 최근 학교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그 친구는 이탈리아인이었는데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면서, 미니잡으로 Schulbegleiter 로써도 일한 다고 했다. 나는 아이도 없는데 공부도 안 하고 있는데.. 순간 내 안의 열등감이 다시 불쑥 올라왔지만 꾹꾹 눌러내고 태연한 척 그 친구가 참 대단하다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윽고 같은 수업을 들었던 한 사람이 더 왔다. 그분은 주얼리 디자인 쪽에서 일하시는 분이었고 최근에 창업을 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그 어학원 선생님은 본인의 분야와 관련이 컸던 그 창업에 대해 상당히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두 분이서 어떤 프로젝트도 함께 하는 는 것 같았다.

 

 

어학원 선생님이자 철학가이자 작가인 그 선생님은 쭉 주얼리에 관해 책을 써오셨다고 한다. 이내 그 선생님은 Kosmos라는 단어의 다양한 의미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며(Kosmos는 Schmuck이자 Ordnung이자 Universum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장신구(Schmuck)와 사람(Mensch)과 전 우주 (Universe)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고 우리는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후에 그분은 일이 있어 금방 가셨고 우리는 금방 나눴던 얘기에 대해 잠시 얘기를 한 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으로 돌아온 후, 나는 또다시 꿀꿀한 감정에 잠시 휩싸였다. 내가 우울할 때 제일 잘하는 부정적인 비교를 하며 남들은 이 정도나 이뤄내고 있는데 나는 이 나이 먹고 대체 뭘 하는 거지? 나는 왜 열정이 없지? 꿈이 없지? 등등 나를 또다시 비난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 뭔가 사회가 만들어낸 틀에 나를 끼워 맞추고 싶어 안달 난 사람처럼 굴기 시작했다. 

 

 

학교 다닐 땐 공부를 잘해야 하고, 그래서 좋은 대학엘 가서 좋은 직장을 얻어서(기왕이면 돈 많이 주는 곳으로) 그리고 이맘때쯤이면 결혼을 해서 애는 둘 정도, 딸 하나 아들 하나 있으면 좋고,......... 

 

이런 틀이 싫어서 한국을 벗어난 나는 나 스스로 다시금 그러한 틀을 만들어 나를 끼워 맞추려 하고 있었다.

 

 

지금 직장이 없으면 어때? 꿈이 없으면 어때? 열정이 없으면 어때? 인생에 정답은 없는 건데. 내가 지금 직장이 없다고 해도, 어떤 이유로 인해 앞으로도 직장이 없을 거라고 해도 인생에 오답이란 없는 것인데 나는 항상 내가 살고 있는 나의 인생을 깎아내리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내가 정말 말 그대로 놀고먹고 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집안일 열심히 하고, 짝꿍의 개인비서처럼 이것저것 열심히 챙겨주고 독일어 공부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나에게 단지 내가 어떤 대단한 것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하여 늘 나를 깎아내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 내 인생을 내가 어떻게 살건 그것은 언제나 나의 본능이 결정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 그러니까 나는 항상 나를 위한 결정을 잘하고 있고 그게 남들에게 혹은 사회가 만들어낸 잘못된 개념에 세뇌되어버린 나 자신에게조차도 어떻게 비치든 간에 걔들이 내 인생 살아주는 거 아니니까 전혀 신경 쓸 것 없다는 말이다. 나는 인생 잘 살고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