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두려워하는 강아지

보통 개농장에서 구출된 강아지들은 비슷한 성격을 보이는데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불안이다. 개농장에서 지냈으니 뭐 제대로 대접이나 받았을까 때리지나 않았으면 다행이지.. 우리 집 새 식구도 예외 없이 사람을 두려워하는 증상이 있었고 사실 이 증상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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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두려워하는 강아지들의 증상

불안과 공포

내가 이전에 길렀던 강아지들도 주인이 이사를 가면서 우리 집에 떠맡기고 가던 경우였으므로 버려진 강아지라 일컬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강아지들이었다. 하지만 며칠 이내에 금방 우리 집에 적응을 했고 새로운 주인을 잘 따랐었다. 이젠 너무 어린 시절 이야기이지만 강아지들이 사람을 잘 따랐던 건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얘도 며칠 후면 금방 괜찮아지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이 강아지는 사람을 극도로 무서워했고 우리는 어쩔 줄 몰랐다. 첫 일주일은 밥도 거의 안 먹다시피 했기 때문에 밥을 이렇게나 먹지 않으니 굶어 죽진 않을까 하고 전전긍긍해했고 간식을 주려고 했지만 도대체 자신이 어디에 있는 건지, 왜 이 사람들과 있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던 강아지는 매일같이 공포 어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진부한 해답이긴 하지만 강아지에게 시간을 주는 것만큼 묘약은 없다. 우리도 그렇게 들었고 그냥 참고 넘기려 했지만 막상 눈앞에 있는 강아지가 작은 움직임에도 화들짝 놀라고 이미 한참 전부터 다리 사이로 숨어 들어가 도통 고개를 내밀 생각 않는 꼬리를 보며 이러다 심장마비라도 걸리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었다. 여기에 더해 아무 데도 가지 않았는데도 헥헥거리는 모습을 보며 이러다 과호흡이 오는 건 아닌가 우리가 자리를 비켜줘야 하나 수없이 고민했지만 일단 며칠 지켜보기로 했다. 강아지 건 사람이건 인내심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던 순간이었다.

두려워하는 강아지들을 위한 처방

투명인간(x) 투명견(o) 취급하기

일단 가장 좋은 방법은 쳐다보지도, 만지려 하지도 않고 그냥 평상시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마치 그 강아지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강아지가 스스로 나에게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역시나 고도의 인내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눈앞에 있는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도 모른 척해야 한다니 이건 정말 고문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눈을 마주칠 때마다 극도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며칠만 참자라고 생각했다. 사실 아주 무시하진 못했고 살짝씩 곁눈질로 몰래 지켜보곤 했다. 다행히도 남편이 펫캠을 설치를 해 놓은 것이 있어서 안보는 척 캠을 통해 강아지를 지켜보곤 했다.

잘 알지 못하는 강아지와 오래 눈을 오래 맞춘다는 것은 그들의 세계에선 공격의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피해야 하는 행동이다.

한 가지 더 팁을 주자면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불안이 높은 강아지들은 켄넬 같은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데 켄넬을 싫어한다면 탁 트인 공간보다는 가장자리에, 가장자리에 앉지 않는다면 아이가 그나마 마음을 주는 자리 앞에 작은 테이블 같은 것을 놓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습성은 산책을 할 때에도 나타나게 되는데 개들은 탁 트인 도로 가운데로 다니는 것보다는 가장자리로 붙어서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이는 이들의 야생성에 기인한 것인데 숨을 곳 없는 트인 공간에서는 천적에게 발견되어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싫어하는 것이다.

강아지를 위한 불안 보조제

Vet-Concept라는 웹사이트에서 구매했는데 이는 처방약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플라시보 효과라도 기대해 보면서 구매하게 되는 보조제이다.

첫 한통을 시도해 보고 생각보다 효과가 없나? 싶어서 그만두었는데 그러고 나서 며칠 후 강아지가 우리에게 전보다 더 경계심을 갖는다는 기분이 들고 실제로도 눈에 띄게 불안해하는 것이 보이자 두통을 더 구매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고 단순히 타이밍이 그랬거나 우리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더 믿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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