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한국에서 오는 유기견을 픽업하기 위해 목줄 이외에도 이런저런 용품을 준비해 갔었다. 사실 당일에 바로 뮌헨으로 돌아와야 했으므로 4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아이가 어떻게 버텨줄지, 첫날밤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일단은 상황이 벌어지면 생각해 보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픽업
보통 한국에서 오는 유기견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직항을 타고 오는데 대한항공은 터미널 2, 아시아나는 터미널 1로 온다. 우리가 입양한 유기견은 아시아나를 타고 오는 아이 었으므로 전날에 미리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고 하루를 묵은 뒤 다음 날 공항으로 출발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도착시간을 추적하기 위해 flightaware라는 웹사이트를 이용했다. 강아지는 좀 나중에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도착 이후 20-30분 정도 더 늦게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https://de.flightaware.com/live/flight/AAR541
공항 주차장으로 가는 경로는 링크된 영상들에 잘 설명되어 있다. 공항을 잘 안다면 야외 주차장에 가도 되겠지만 초행길이거나 강아지가 나오는 시간을 잘 못 맞출 것 같다면 속 편하게 Parkhaus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야외 주차장은 주차비가 비쌌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 편하게 프랑크푸르트 터미널 1 공항의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권은 밖에서 뽑는 것이 아닌 이렇게 주차장 입구에서 뽑을 수 있게 되어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주차장은 이렇게 정보가 다 쓰여있어 내 차가 어디 있었더라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되니 다행이다. 모든 주차권이 이렇게 친절하게 찍혀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늘 사진 찍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강아지 픽업을 위한 게이트로 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출구 표지판을 따라가 주면 된다.
터미널로 가기 위해 이렇게 생긴 문을 통과한 뒤 들어가면
게이트 번호를 확인하고 앞에서 기다리면 된다. 사진을 보면 B라고만 쓰여있는데 어차피 사람은 늦게 나오니 불안해하지 말고 조금 더 기다리다 보면 B1으로 가야 할지 B2라고 가야 할지 안내가 뜬다.
공항 픽업 준비물
준비물은 개인차 있음 주의
1. Schere 가위
가위가 왜 필요하지 하지만 강아지는 케이지 채로 나오는 게 아닌 그물에 칭칭 감겨서 나온다. 방파제 그물 같은 거기 때문에 손으로 절대 끊을 수 없다. 오랫동안 먹지 못하고 배변을 보지 못했으니 근처에서 산책을 시켜야 하는데 그물을 끊을 수 없으면 참으로 난감하다.
2. Hundegeschirr, Hundeleine 하네스, 줄
Käfig 이동장 안에서 미리 목줄과 하네스를 해서 오는 강아지들이 있다. 좋은 것을 해서 오면 좋겠지만 동물병원에서 파는 것 같은 얇고 저렴한 하네스를 하고 올 수가 있는데 그런 하네스는 아무리 단단하게 맸다고 하더라도 금방 빠져나올 수 있는 허술한 제품이기에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튼튼한 새 하네스나 목줄을 따로 사가서 강아지를 처음 만나는 순간, 강아지가 어리바리하고 상황 파악이 아직 덜 되어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는 바로 그때 교체를 해야 한다.
이건 강형욱 훈련사가 봄이라는 강아지를 훈련시킬 때에도 나오는 팁인데 어떤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더 큰 스트레스를 주면 이전에 갖고 있던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니게 된 것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가 새로운 상황, 새로운 냄새 등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타이밍인데 그때는 누군가가 내 몸에 손을 대고 줄을 매는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작은 스트레스가 되므로 다루기가 쉽다. 이 순간을 놓치면 후에 상황 파악을 한 강아지가 공격적인 자세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교체하기가 너무 어렵다.
3. Anhänger 인식표 (택)
인식표는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당연히 더 좋다. 의외로 유기견을 입양한 후 잃어버리기 가장 쉬운 순간이 이때인데, 조용한 척하다 기회를 잡으면 순식간에 도망가는 사고가 종종 있다.
4. Futternapf, Wassernapf 이동식 밥그릇 물그릇
스트레스 때문에 밥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잘 먹는 아이들도 있으므로 일단 챙겨가 본다.
5. Hundefutter, Leckerli 사료, 습식, 트릿 간식
4번과 같은 이유로 먹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가져가 보는 것이 좋다.
6. Welpen-Unterlage / Toilettenmatte 배변패드
비행기 안에서 얌전히 잘 오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불안해하며 배변을 온몸에 묻혀 오거나 구토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이 왔을 때 바닥이 축축하면 안 되므로 일단 챙겨가 본다.
7. Feuchtigkeits 물티슈
6번과 같은 이유로 강아지의 몸이 더러워져 있을 경우를 대비해 챙겨가 본다.
8. Wasser 물
그간 물을 마시지 못해 상당히 목이 말라있을 수 있다.
9. Kotbeutel 배변봉투
도착 후 근처에서 배변을 봐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10. Autoschondecke 자동차 내부 방수 덮개 (택)
겁을 먹은 강아지가 차 내부에 배변을 보거나 구토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방수 덮개가 있으면 좋다. 털이 많이 빠지는 견종의 경우 털이 여기저기 다 붙어버리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다.
첫날밤 보내기
강아지를 데려온 첫날에는 집안에 도착한 뒤 그저 켄넬 문을 열어주고 알아서 탐색하기를 기다려준다. 특히 만지는 등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사람이 있으면 불안해서 밥을 먹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밥을 안 먹는다고 하면 굳이 먹이려고도 하지 않고 당분간은 자율배식을 해 준다.
그리고 강아지를 데려온 켄넬을 2면이 막힌 모서리 자리에 두고 문을 뜯어놓은 다음에 아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켄넬을 싫어하면 어쩔 수 없지만 켄넬은 불안정한 강아지를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식사자리 또한 잠자리 근처에 벽을 바라보고 있게 해 누군가 본인을 앞에서 지켜본다는 느낌을 주지 않게 하도록 했다. 혹시 몰라 배변 패드를 따로 설치를 했는데 진도 특성상 웬만하면 집안에서 배변을 보지 않기 때문에 역시나 쓰지는 않았다.
잠자리는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같이 재우지 않고 거실에 따로 재웠다. 왠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면 더 불안해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는데 좋은 방법이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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