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에 한 번 정도 헤바메와 만난다. 내 헤바메는 항상 마지막 즈음에 다음 테마에 대해서 미리 언질을 주시기 때문에 질문을 준비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이번에는 수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묻고 싶던 질문을 다 하고 나니 시간이 금방 지나있었다. (헤바메에 관해서는 아래 추천글 중 산부인과 관련 참고)
젖몸살
내가 찾아보기로는 한국 여성은 치밀 유방이 많기 때문에 70프로 정도가 젖몸살을 경험하고 있다고 해서 젖몸살에 대해서 먼저 물어보았다. 치밀 유방에 대해서 독일어로 얘기하고자 한다면 Viele Koreaner haben dichtes Brustgewebe.라고 얘기하면 된다.
젖몸살은 독일에서는 Milchstau라고 하는데 독일은 젖몸살이 흔히 있는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한국 사이트에서 정보를 먼저 수집했다. 젖몸살을 겪는 정도는 산모마다 다르지만 임신 전 가슴 사이즈는 큰 영향이 없고 임신 중에 가슴이 얼마나 커졌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임신 중에 가슴이 많이 커졌으면 젖몸살을 경험할 확률이 더 크다고 한다.
이에 젖몸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있다.
1. 유즙 짜내기
출산 후 3일째 되는 날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마사지를 받아 유즙을 짜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가슴 마사지를 받는 것이 흔치 않기 때문에 이 마사지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즙은 독일에서는 Muttermilch라고 모유와 동일한 단어로 얘기하기는 하나 초유는 아니고 체액(Koerperfluessigkeit)에 더 가깝다고 한다.
2. 가슴 냉팩
출산 후 3일 째 밤 가슴을 만져보고 말랑말랑하지 않고 묵직한 느낌 내지 겨드랑이 쪽이 뻐근한 느낌이 들면 미리 물에 적셔 얼려둔 수유패드(Stilleinlagen)를 가슴에 올려두고 냉팩을 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약간 투자를 더 하고 싶다면 독일에는 Kalt-Warm-Kompressen이라고 하는 도넛 모양처럼 생긴 아이스팩이 있어서 그걸 구매 후 사용해도 좋다. 보통 란시노 제품이 유명하다.
내 헤바메는 Kirschkernkissen을 쓰면 온팩이 되는데 뭣하러 사냐고 돈낭비라며 굳이 추천하진 않았지만 나는 편한 게 좋아서 굳이 구매를 했다.
이 아이스팩은 따뜻하게도 사용할 수 있는데 헤바메가 얘기한 바로는 수유 전에 가슴을 따뜻하게 한 뒤 살짝 마사지를 해서 젖이 잘 돌도록 해주고 수유 후에는 다시 냉팩을 사용해 가슴을 차갑게 해 주면 좋다고 했다.
3. 유두 표면 닦기
출산 후 4일 째 되는 날 젖은 손수건을 들고 유두 표면을 잘 닦아줘서 초유가 잘 나올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4. 다양한 수유 자세
수유 자세를 한 가지 자세만 쓰는 것이 아닌 다양한 수유 자세로 젖을 먹인다면 유두의 상처 방지와 젖몸살 예방에 좋다고 한다.
젖몸살에 대한 추가적인 독일어 정보는 여기서 (https://www.windeln.de/magazin/baby/stillen/milchstau.html) 읽을 수 있다.
모유수유
독일에서의 모유수유는 분만실(Kreisssaal)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나는 큰 종합병원에 출산 등록을 해두었는데 역시나 큰 병원은 바쁘게 돌아가는지라 산후조리(Wochenbett)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내가 알아서 케어해야 한다 생각하는 것이 편할 것이라고 했다.
참고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언급하는 것이지만 독일은 산후조리라는 것이 따로 없다. 독일의 산후조리는 산모의 휴식과 회복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산후조리원에서 받는 케어 같은 산후조리는 절대 아니다.
다시 모유수유 테마로 돌아와서 병원에서부터 엄마는 모유수유를 시작하게 되며 보통 2-3시간마다 수유를 하게 되고 한 번 수유를 할 때마다 한쪽 가슴에 10-15분가량, 총 30분가량의 수유시간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아이가 충분히 먹지 못하고 잠이 들 경우 모유를 살짝 짜내 수저에 담아 아기 입에 흘러 넘겨주면 아기가 모유 냄새를 맡고 깨어나서 다시 먹는다고 한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아이가 잠이 들면 굳이 더 먹이지 않고 자게 두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내 헤바메의 의견으로는 생후 3-7일 정도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모유가 정상적으로 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깨워서 먹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 이후로는 아이 몸무게에 따라서 깨우거나 그냥 자게 두어도 좋다고 한다. 아무래도 저체중인 경우 깨워서 먹이는 것이 좋겠고 정상일 경우 엔 어느 정도까진 괜찮지 않나 싶다.
아이가 얼마 먹지 못할 경우 그냥 침대에 눕히지 말고 아이를 안아 가슴 근처에 두면 호르몬 분비에 도움이 되니 모유량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어차피 처음에 초유가 나오는 시기에 거의 모든 아이들이 체중감량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몸무게가 줄어든다고 무작정 분유수유나 유축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그냥 지켜보고 아이 출생 무게의 최대 7-10 프로 정도가 줄어들면 그때 유축수유를 한다고 한다.
유축수유를 하게 될 경우 출산 당일 하루 정도는 손으로 짜내도 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유축기를 써 주면 된다고 한다. 수동 유축기는(Handpumpe) 따로 구매를 해야 하지만 전동 유축기의 경우 병원에서 처방전(Rezept)을 써주면 손쉽게 약국에서 대여가 가능하므로 굳이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 처방전이 필요한 경우 퇴원하기 전에 병원에서 미리 받아서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유축수유의 단점 중 하나는 유축기의 힘은 아무리 세다고 할지언정 아이가 직접 빠는 힘보다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유량이 점점 줄어들어 나중에는 단유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기계가 빠는 것이다 보니 호르몬이 제대로 돌지 않아서도 모유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서 가끔씩 유축을 하는 건 괜찮지만 몇 달씩 계속 유축수유를 하게 되면 모유량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단유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수유 자세
수유 자세는 여러가지가 있다. 독일어로는 Wiegehaltung, Kreuzgriff, Rueckengriff, Hoppe-Reiter-Position, Seitenlange 등으로 부르고 내 헤바메는 아기 다리가 엄마 등 쪽으로 넘어간 자세를 추천했는데 이는 영어로는 football position , 독일어로는 Rueckengriff이라고 부른다. 이 자세는 특히 제왕의 경우 추천되는 자세이다.
추가로 엄마들이 보통 눕수라고 부르는 자세는 Seitenlange라고 부른다.
이동 중일 경우엔 Wiegehaltung 자세가 추천되는데 가장 선호되는 수유 자세이기도 하다.
이밖에 다른 수유 자세에 대해 알고 싶다면 Stillpositionen이라고 검색하면 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수유 자세를 자주 바꿔주면 유두 상처 및 젖몸살 예방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함몰유두 혹은 편평유두의 수유
함몰유두나 편평유두는 각각 Schlupfwarze, invertierte Brustwarzen / flache Brustwarzen라고 부르게 되는데 이는 유륜에서 2,5센티 정도 떨어진 부분을 살짝 쥐었을 때 유두가 튀어나오지 않고 오히려 안으로 들어가 버리거나 평평한 모양을 말한다. 그래서 이때 독일어로는 Silikonhuetchen이라고 부르는 유두 보호기를 사용하게 되면 아기가 젖을 빠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보통 메델라 제품이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본인이 함몰유두나 편평 유두의 경우라고 해도 무조건 수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서 유두보호기는 미리 사두는 것보다는 일단 물려보고 수유에 문제가 있을 때 구매해서 쓰는 것이 좋겠다.
유두 상처 치료
보통 수유 시 아이가 유륜 쪽 까지 다 먹는듯한 입모양새로 수유를 해야 아이가 더 잘 빨 수 있고 엄마도 아프지 않은데 세상일은 내 맘대로 되지 않으니 아이가 얕게 물다가 유두가 상처가 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럴 때 독일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유두의 상처를 치료하고자 하는데 그중에 먼저 Brustwarzencreme이라고 하는 유두 보호크림을 바르게 된다. 헤바메는 라놀린 크림의 경우 Lanolin 100 프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크림이 두껍게 발린 경우 다음 수유 전에 닦아주는 것이 좋고 얇게 발려있으면 그냥 그대로 수유를 해도 된다고 한다. 라놀린 100프로 제품을 아기가 조금 먹는 것은 몸에 해롭지 않다고 한다. 그다음 Silberhuetchen을 그 위에 씌워주는데 살균도 되면서 유두를 보호해준다고 한다. 혹은 Multi-Mam Kompressen이라고 하는 일종의 유두 반창고 혹은 패드 같은 제품도 있는데 상처 난 유두를 보호해주기도 하고 상처를 치료해 주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글씨가 작아 보일지는 모르겠는데 가장 왼쪽의 경우 Brustwarzensalbe라고만 쓰여있는 제품이고 성분을 보면 라놀린은 들어있지 않다.
반면에 가운데에 있는건 메델라에서 나온 라놀린 크림이고 성분을 보면 라놀린 이외엔 아무것도 들어가 있지 않다. 그래서 유두 상처 치료 크림을 살 땐 꼭 성분표를 보고 라놀린만 들어가 있는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외에 Stilldonut 혹은 Brustdonut이라고 부르는 제품도 있는데 이는 작은 도넛같이 생긴 것을 가슴 위에 두고 모유가 흘러 옷이 젖는 것을 방지하고 유두가 쓸려서 상처가 덧나는 것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굳이 시중에 제품으로 나와있는 것을 구매하지 않고도 아기 거즈 손수건을 동그랗게 말아 끝을 묶어 도넛모양으로 만든 뒤 수유브라 혹은 수유나시 안에 넣으면 같은 효과를 나게 해 준다.
Silikonhuetchen vs Silberhuetchen
둘 다 이름은 비슷해 보이나 그 용도가 다르다. Silikonhuetchen의 경우 앞서 얘기한 것처럼 함몰유두 혹은 편평 유두의 수유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일종의 보조기 같은 느낌이고 Silberhuetchen의 경우 유두에 상처가 났을 때 잘 아물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아기 목욕
아기 목욕은 태어나고 첫 3달 정도는 물로만 씻겨도 된다고 한다. 모든 것은 부모의 선택이라 그 안에 아기가 더러워졌다면 당연히 세정제를 약간 써서 씻겨도 되지만 말이다.
하지만 배꼽이 떨어지기 전에는 조심해야 하는데 물 목욕은 시키되 아주 조심해서 씻기던지 아님 그냥 Wahschlappen을 물에 적셔 단순히 닦아주는 정도로 씻겨도 된다고 한다.
목욕을 한 뒤 아기 크림을 바르는 여부도 역시나 부모의 선택인데, 목욕을 했다고 무조건 바르는 것이 아니라 아기 피부 상태를 보고 건조해 보이지 않는다면 굳이 발라주지 않아도 좋고 건조해 보이면 그때 발라주어도 무방하다고 한다.
아기 옷 빨래
한국에서는 아기 옷 빨래를 할 때 더 섬세하게 하는 듯한데 다들 하는 말이 조금씩 달라 헤바메가 왔을 때 이 점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역시 내가 예상한 대로 독일에서는 부모가 원하는대로 하라는 편이고 옷감에 따라 유동적으로 빨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여건이 된다면 박테리아가 죽을 수 있는 60도에서 빠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새 옷의 경우 한 번은 무조건 빨아야 하며 물려받은 옷의 경우는 어차피 그간 여러 번 빨렸을 테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 나는 그래서 울 모드로 30도 정도에서 빨았다.
세제에 관해서도 첫 몇달은 약한 세제를 약간 넣어서 빨면 되고 그 이후로는 퍼실 같은 일반 세제를 사용해도 좋다고 한다. 나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Frosch에서 나온 세제를 사용 중이다. 독일에서는 ecover라는 세제도 순해서 인기가 좋다.
아기 옷 입히기
아기 옷을 어떻게 입혀야 하는지는 대다수의 초보 엄마 아빠들의 고민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역시 그런데 그래서 헤마메한테 아기 옷을 대체 어떻게 입혀야 하는지를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약간 덥겠다 싶을 정도로 입혀보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얼핏 듣기로는 아기는 춥게 기르는 것이 좋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점에 대해서 다시 물어보니 처음에는 아기를 어떻게 입혀야 시원한지 더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데다 어차피 덥게 입혔을 경우 아기 얼굴이 빨개지거나 땀이 흥건한 등 금방 표가 나는데 반해 추운 건 알아보기가 힘드니 차라리 첫 한 달 정도는 덥게 입히고 옷을 나중에 벗기던지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나중에는 얼추 감을 잡게 된다고 한다.
온열 램프 Waermelampe vs 온풍기 Heizluefter
보통 독일에서는 기저귀를 갈 때 아기가 바닥이 차가워 놀라 울지 않도록 Waermelampe라고 부르는 온열 램프를 많이 사용하는데 대중적으로는 Reer의 제품이 유명한 것 같다. 나는 처음에 남편 서재를 데울 용도로 작은 온풍기 Heizluefter를 구매했었는데 이걸 기저귀 갈 때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망설이다가 운 좋게 온열 램프를 단돈 5유로에 처분하고 싶어 하는 분이 있어서 냉큼 구매했다.
마침 헤바메가 왔을 때 이 두 제품에 대해서 물어봤었는데 둘 다 써도 되는 제품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두배로 돈을 쓴 것 같아 살짝 아쉽다가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온풍기는 선이 짧아서 어차피 기저귀 갈이대에 올려두고 쓸 수 없었을 것 같아 둘 다 마련하기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곁다리로 온열 램프 혹은 온풍기 대신 한국에서는 한의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적외선 램프 Infrarotlampe / Rotlichtlampe를 대신 써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이 있는 편인데 내 헤바메는 이건 빛이 강해서 아기 눈에 좋지 않은 데다 치료 목적으로 쓰는 램프이므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굳이 써야 한다면 기저귀를 갈 때 아기의 얼굴을 다른 쪽으로 보게 하면 될 것 같다 그러긴 했는데 아기는 원래 쉴 새 없이 움직이는지라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적외선램프는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추천글 🛬
✅ 임산부 독일 산부인과 선택 기준, 임테기 두 줄 뜨자마자 해야하는 일 feat. 독일의 보육 제도 (키타?크리페?) | 한국과 독일사이
✅ 뮌헨 Harlaching Klinikum 출산병원 인포아벤트 Infoabend 후기 | 한국과 독일사이
✅ 독일에서의 임신 | 입덧 완화 음식, 입덧 밴드 | 한국과 독일사이
✅ 겨울 감기에 좋은 대추 생강차 | 임신에 좋은 차 | 한국과 독일사이
✅ 임산부 철분제 | 임산부 변비 | 29주, 30주차 임신 후기 증상 | 한국과 독일사이
': - ) 한국엄마 독일아빠 > 한독부부 임신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산부 역류성식도염 | CTG 태동검사 | 31주 32주 임신후기 증상 | 한국과 독일사이 (0) | 2025.01.21 |
---|---|
독일 임산부 용품 | 임산부 선물 | 한국과 독일사이 (0) | 2025.01.20 |
독일 데엠 dm 임부 레깅스 추천 | 한국과 독일사이 (2) | 2025.01.07 |
임산부 철분제 | 임산부 변비 | 29주, 30주차 임신 후기 증상 | 한국과 독일사이 (0) | 2025.01.01 |
뮌헨 Harlaching Klinikum 출산병원 인포아벤트 Infoabend 후기 | 한국과 독일사이 (0) | 2024.12.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