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티비에서 보기를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 독일인 방송인이 독일은 축의금(Hochzeitsgeld)이 없고 손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선물을 주는 문화라고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어서 독일은 정말 문화가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았는데 막상 독일에 살아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였다. 역시 같은 나라라도 축의금의 유무 및 액수는 같은 독일이라도 어디 사느냐에 따라, 가족 문화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가 겪은 독일의 하객 문화도 한국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 독일 결혼식과 관련 비자 글들을 일기 쓴다 생각하고 제 맘대로 여기저기에 분포를 해서 업로드를 했는데 요즘 독일에서 결혼하는 분들이 많으신지 의도치 않게 독일 시청 결혼 관련 글들의 조회수가 늘어 보기 편하게 아예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 거기에 다 올려두었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그냥 글 목록에서 쭉 보고 정보 참고하세요.
독일의 축의금 문화
돈을 꼬깃꼬깃 접는다고?
이건 19년도에 우리가 준비했던 구남친 현 남편 독일 직장 동료의 결혼식 선물과 축의금이었는데, 그들은 이미 아이가 있던 지라 아이를 위한 작은 인형에 200유로가량을 축의금으로 준비해 목 주위에 빙 둘러 목걸이처럼 장식을 해서 주었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독일 축의금의 금액은 정말 케바케이기 때문에 이 정도가 적절하다 말해줄 수 있는 지표가 사실 없다. 이 직장 동료 부부는 프랑스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파티를 했는데 듣자 하니 이런 결혼식이 좀 비싸다고 들어서 그에 맞춰 조금 축의금 액수를 더 높인 것도 있다.
독일은 축의금을 카드에 넣어서 간단한 축하글을 써서 전달해 주기도 하지만 축의금을 예쁘게 꾸며서 주는 문화도 있다. 이를 어떻게 장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글에 ‘Geldschenke Hochzeit’를 검색하면 여러 가지 예시를 찾아볼 수 있고 여기에 더해 적절한 축의금 비용에 대해서 Stuttgarter-Zeitung에서 읽어본 바로는 한국처럼 상황이나 관계에 따라서 다르다고 한다.
해당 하객과 부부의 관계, 본인의 경제적 상황, 결혼식이 어떤 식으로 치러졌는지(소소한 식사 혹은 성대한 파티 등등) 등의 요소들을 따지면서 금액이 책정된다고 한다.
지인, 동행(z.B. 남편의 동료의 결혼식에 함께 가는 아내), 직장동료에게 주는 축의금에 대해서는 30-50 유로 선에서, 좋은 친구일 경우 최저 50 유로, 부모, 형제, 조부모의 경우 문화적으로 100유로부터 받게 된다고 한다. 근데 이거도 개인 차이고 더 많이도, 적게도 받는다. 우리의 결혼식을 생각해보면 돈으로 환산했을 때 각 100유로보다 훨씬 많이 받았다 😅
우리가 받은 축의금 봉투: 독일 성에서 하는 결혼식 Part 2.
출처:https://www.google.de/amp/s/www.stuttgarter-zeitung.de/inhalt.wieviel-geld-zur-hochzeit-schenken-mhsd.cd8bb9af-7424-4629-87a9-af464155f974._amp.html
www.Stuttgarter-Zeitung.de
남편의 동생으로부터는 축의금 대신 번지점프를 선물 받았고, 시부모님께는 결혼식을(독일도 한국처럼 부모가 축의금 대신 결혼식을 지원해주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 시할머님께는 현금으로 받았다.
이외에 친척들에게도 축의금을 정말 많이 받았고 일면식 없는 이웃들도 20유로씩은 주셨다. 에르딩 관련 포스팅에서 언급한 남편의 친한 친구는 축의금을 따로 챙겨주진 않았지만 원래 결혼할 때 각자 뭐가 필요한지 리스트를 만들고 하객이 그중에서 하나 골라 선물을 하는 거라며 뭐가 필요한지 생각을 해두라고 했다. (아직도 생각도 안 해뒀다..;; )
독일 일상) 남편 친구와 뮌헨 근교 에르딩 온천 Therme Erding
독일의 하객 문화
하객 옷이 너무 화려한 건 아닌가..?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결혼식 파티에 초대받은 그 부부는 프랑스 독일 커플이었고 파티를 프랑스에서 했기 때문에 우리는 전날 미리 그 지역에 가서 이틀 가량을 머물렀다. 이들은 본인들이 만든 웹사이트에 여러 추천 호텔들을 올려주었고 우리는 그 호텔들 중 한 곳을 선택해서 묵었었다. 참고로 호텔 비용은 자가 부담이었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내가 가본 결혼식에서는 남자들은 포멀 하게 차려입었다. 많은 사람들이 로퍼 대신 구두를, 일반 넥타이 혹은 나비넥타이를 차기도 했으며 행커칩으로 장식하기도 하는 둥 상당히 격식을 갖춘 옷차림이었다.
여자들의 하객 옷차림은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었는데 나처럼 한국식 하객 룩 (단정, 어두운 컬러 혹은 채도가 높지 않은 옷)으로 입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일부 하객들의 경우 아예 화려하게 파티 룩으로 입고 오기도 했다.
내가 봤던 한 하객은 신부의 친구였는데 아주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머리도 화장도 아주 힘들게 하고 오셨던 기억이 난다. 이에 반해 신부는 거의 화장끼 없는 얼굴에 (그래도 얼굴이 예뻐서 그 자체로 화려하더란..) 연핑크색 드레스를 입었었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결혼식 파티가 시작될 땐 좀 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오셨는데 그래도 연하늘색 정도라 그렇게 화려한 것도 아니었다. 이런 걸 보면서 문화가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독일의 결혼 선물이라고 해서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선물을 딱히 포장을 해서 주지 않았기 때문에 초반에만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 뒤에는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았다. (혹시 모를 축의금 분실 사고를 대비해..)
아 이건 미래의 나를 위해서 써놓는 팁인데 독일도 한국과 비슷하게 포토그래퍼를 고용해서 하객들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사진을 몇 장 찍어두고 그 이후로도 언제까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몇 시간 동안 쭉 계셨던 걸로 기억한다. 결혼식은 시부모님께서 알아서 다 해주셨던지라 포토그래퍼가 고민인데 어디서 주워듣기를 사진 아마추어 커뮤니티에서 포폴을 몇 장 보고 맘에 드는 사람으로 좀 저렴하게 찍을 수 있다고 한다. 구글에 Amateur Fotograf 이런 식으로 검색하면 여러 웹페이지가 나온다. 내가 알게 된 웹페이지는 fotocommunity.de이다.
독일의 결혼 파티
부부와 하객들이 함께 즐기는 문화
결혼 파티에 대해서 조금 썰을 풀어보자면, 파티는 4시 정도에 시작이 되었고 날이 밝을 때 까지는 쭉 밖에서 Sekt와 간단한 핑거푸드(Häppchen)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신랑 신부 지인들의 축사를 듣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실내로 자리를 옮겼다. 안에서는 신부의 친구들이 사진과 함께 준비한 축사가 있었다.
안에는 이미 식사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테이블마다 각 하객 그룹이 속한 종이가 쓰여있었고(한국에서 신부 가족 석, 직장 친구 석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거랑 비슷) 우리는 우리의 테마에 맞는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각 테이블 위에는 그들이 하객용 선물로 준비한 골프공이 놓여 있었고 아직도 그 골프공은 우리 집 찬장에 잘 보관되어 있다.
그다음 부부가 준비한 Hochzeitsspiel을 다른 하객들과 같이 했다. 몇 가지를 같이 했는데 그중에 기억나는 한 가지를 언급하자면 처음에 가족을 포함한 모든 하객들이 자리에서 일어서 있다가 부부가 제안한 어떤 조건에 들어맞지 않으면 앉아야 하는(탈락이라는 소리) 게임이었던 것 같다. 조건들은 '안경 낀 사람', '이름에 t가 들어간 사람'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외에는 구글에 쳐보면 많이 나온다.
이후에 독일 결혼식 파티 문화의 필수 과정인 왈츠를 감상했다. 이때 신부 쪽은 옷을 더 화려하게 갈아입고 나왔었다. (이건 원래 이렇게 옷을 바꿔 입어야 하는 문화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 파티 준비할 땐 누구한테 물어보나😅)
이후에 준비한 코스요리를 맛보고 본격적으로 하객들과 함께 하는 댄스 타임이 시작되는데 이 댄스 타임은 보통 새벽 늦게까지, 혹은 밤을 새기도 한다고 한다. 잘은 기억 안 나지만 하객 중 가족 혹은 친지들은 최대한 늦게까지 남아 주는 것이 독일 문화에서의 예의 아닌 예의라고 들었던 것 같다.
우리는 가족 측은 아니었지만 예의상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자정에 몰래 도망쳐 나왔고 ㅋㅋ 다음날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온 부부를 보고 밤을 새웠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로써 결혼 얘기는 더 생각나는 것이 없기에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었다면 그거도 참 뿌듯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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