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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함께하는 독일생활/독일 결혼 & 비자관련

독일의 재밌는 결혼식 전통과 결혼식 관련 팁(음악 선정 등)

by nDok 앤독 202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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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가 그렇듯이 독일에도 재밌는 결혼식 전통이 있다. 물론 미리 알지 못해도 즐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독일의 결혼식 전통 중에는 한국 옛 전통과 비슷한 것도 있었는데 이런 것을 보면 나라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지만 그래도 이 나라 사람들이 우리와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다른 별나라 사람들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식이 궁금하다면:

독일 성에서 하는 결혼식 Part 1.

독일 성에서 하는 결혼식 Part 2.



독일 결혼식 전통인 접시깨기 Polterabend

집안 살림살이 다 깨지는 날

 

독일-결혼식-전통-접시깨기

 

결혼식 전날이라고 뭐 특별할 게 있을까. 우리의 결혼식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방문한 시동생의 여자 친구와 보드게임을 하면서 놀고 있었다. 그러다 그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오늘 오후에 무슨 이벤트가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이건 시동생 여자 친구가 말실수를 한 듯하다 ㅎ)

 

그런데 시어머니께 오늘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니 상당히 당황한 얼굴로 아~니~ 별일 없는데~?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셨었는데 그때는 또 수상하다고는 1도 생각하지 않고 아 시동생 여자 친구가 뭘 잘못 이해했나 보다 하고 지나갔다. 

그렇게 뒹굴거리기도 하면서 노는데 밖에서 자꾸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때는 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우리 이웃이 뭔가를 하고 있나 보다 하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윽고 그 소리를 인지한 남편이 탄식을 하며 우리 지금 밖에 나가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냥 독일 전통이라고만 얘기해줬다.

 

집 앞으로 나가니 시가족 및 친지 등이 삼삼오오 모여있고 한쪽 구석에 온갖 그릇이 다 깨져 있었다. 그러고 설명하기를 독일 전통에는 이 깨어진 그릇을 이제 새로 결혼하는 새신랑 신부가 열심히 치워야 한다고 했다. 

나야 뭐 일단은 뭔지는 모르지만 시키는 대로 열심히 조각을 치웠다. 그러면서 남편이 설명해주기를 조각들이 제대로 다 치워지니 않으면 남아있는 조각만큼 결혼 생활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긴다고 하니 빡빡 치워야 한다고 해서 정말 열심히 치웠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는 독일의 결혼식 전통으로 오래된 그릇을 깨며 액운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또한 깨진 조각을 예비부부가 치우면서 삶의 고난과 역경을 함께 헤쳐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나중에 줍고 보니 비싸고 예쁜 그릇도 다 깨져있어서 살짝 마음이 아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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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전통 - 침대 커버 자르기

부부가 함께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는 다짐

 

독일-결혼식-문화-하트-천-자르기

 

배부르게 밥 먹고 배 땅땅 두드리고 있을 즈음 다시 밖으로 나와보라고 하시더니 시작된 천 자르기이다. 원래는 침대 커버를 잘랐다고 하는데 구글에 검색해보니 그냥 이 결혼식에서의 전통적인 게임(Hochzeitsspiel)을 위해서 흰 천을 파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잘랐던 것도 침대 커버는 아니었고 말이다. 


아무튼 이것도 독일의 결혼식 전통 중 하나라고 하는데 하트가 그려진 큰 천을 가지고 와서 우리가 같이 모양대로 잘라낸 뒤 남편이 나를 안고 그 잘린 천을 통과해야 했다. 남은 천에는 가족들이 이름을 써주고 난 뒤에 기념으로 우리가 가지게 되었다. 


나중에 한국의 지인들과 통화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한국의 옛 전통에도 액운을 쫓아내고 좋은 기운을 오길 기원한다는 의미로 흰 천을 자른다고 한다. 독일 전통에서도 흰 천에 그런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언어도 문화도 두 나라 간의 연결 고리를 발견할 땐 참 묘한 생각이 든다.

 


 

결혼식 관련 팁-음악 편

시작은 고요하게 끝은 발랄하게


결혼식 전통 얘기는 이제 이쯤 하고 팁에 관해서 썰을 풀어보자면 관청 미팅 당시 음악은 입장용(Einzug), 퇴장용(Auszug) 두 곡을 선정하고 각 음악은 3분을 넘으면 안 된다고 했다.

독일 결혼: 시청결혼식 전 관청 방문(Absprache)(feat. 성 변경에 대한 궁금증)



독일의 전통적인 결혼식은 처음에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식이 시작이 되는데 그러기에 음악은 다소 차분하고 조용한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우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Love me Tender를 입장곡으로 선정했다.

두 번째 노래는 모든 선서 및 서명이 끝나고 친지들이 꽃을 하나씩 들고 와 우리들에게 선물해 주며 시작이 되는데(이것도 전통 중 하나인 듯싶다.) 우리의 경우에는 감정이 극에 달해 있던 때라 사실 음악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어쨌거나 개인적으로는 신나는 음악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음악은 퀸의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였다. 근데 사실 기억에 남는 건 입장용 곡뿐이다.

 

결혼식 진행 중

휴지는 꼭!

 

휴지의 경우 신부는 보통 챙겨갈 가방이 없으니 신랑에게 꼭 챙기라고 한 마디 해준다. 나는 휴지 생각을 못하고 그냥 갔는데 다행히 남편이 챙겨놨었다. 에이 쓸 일 없겠지 했는데 중간에 자꾸 눈물이 나와서 휴지 없었음 큰일 날 뻔했다.

그다음 대망의 계약서 사인에 대해서 약간 코멘트를 달자면 각자 서류가 다를지 모르지만 나의 경우 성을 변경하는 경우였으므로 먼저 내 여권상 서명을 하고 다음 서류에 내 이름과 변경되는 성을 적고 그 옆에 geb. 본인 처녀성을 적는다. (geb. 은 geboren의 준말이다.) 예를 들면 Gilsoon Müller geb. Hong 이런 식으로 적는 것이다. 

이러고 나서 링을 교환했나 그 이전에 교환했나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링을 서로에게 끼워주는데 이때 사진에 잘 나오도록 손등도 살짝 비스듬하게 틀고 손가락을 아래로 한 뒤 끼우는 것이 좋다. 

 

자잘한 결혼식 데코

생각보다 디테일은 그렇게 중요치 않다

 

독일-결혼식-꽃-머리핀


나는 내 결혼식을 위해 이런 머리핀을 구매해서 사용했는데 작은 장식들은 괜찮았지만 큰 장식의 경우 무게 때문에 잘 지탱이 되지 못하고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양 가지 부분을 실핀으로 고정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독일 결혼: 시청 결혼식 준비 - 신부 악세사리 구입 (feat. 독일의 중고나라)

그리고 내 머리는 단단하게 스타일링 된 것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발이 되었는데 (사실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 실핀이나 유핀을 소량 소지하고 있다 필요할 때 응급처치 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근데 나처럼 머리를 잘 못 만지는 사람이면 차라리 전문가한테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독일-결혼식-웨딩-네일-색상


이것도 은근 신경 쓰이는 디테일이긴 한데 손톱의 경우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사진에서 잘 눈에 띄지도 않는다. 내 손톱도 보면 예쁘게 발린 것도 아니고 나중에 비즈 스티커를 붙였지만 싸구려라 막 벗겨지고 더러운 자국이 남아서 나중에는 그냥 떼 버렸다. 나중에 사진에 보니 손톱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화장 같은 경우 상당히 진하게 해야 사진에서 색이 날아가지 않는다. 나도 나름 진하게 한다고 한 건데 그래도 색이 상당히 약했던 모양인지 사진에서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 화장 똥손, 독일에서 셀프 웨딩 준비하다.

웨딩슈즈의 경우, 특히 나처럼 구두에 익숙하지 않은데 식 이후에 돌아다니며 스냅을 찍는 사람은 편한 신발 하나를 꼭 챙겨둬야 편하다. 나는 높은 구두를 신지 않아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그래도 끝나니까 발이 너무 아팠다.
이러한 모든 자질구레한 소품들은 꼭 전날에 미리미리 챙겨두고 일명 ‘가방 순이’를 한 명 지정해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그때그때 받을 수 있으면 좋다.

비슷한 의미로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경우 당일엔 옷도 불편하고 정신이 없어 본인이 찍을 시간은 절대 나지 않으니 꼭 주변 지인들에게 나 대신 사진이랑 영상 많이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포토그래퍼는 꼭 고용하는 것이 좋다. 남는 건 사진이니까!

여기에 살짝 팁을 더해보자면 다양한 포즈에 대해서 미리 검색을 하거나 약간 연습을 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생글생글 웃기만 했는데 다양한 재미있는 표정이 있었다면 더 좋은 사진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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