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결혼식 전 관청을 방문해서 해야 하는 Absprache라고 하면 뭐랄까... 한국서 식장 계약하고 웨딩 플래너와 하는 이런저런 상담의 일부+관청 직원과 의논하는 일의 일부?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당연히 중요한 의논이기에 귀 쫑긋 세워야 하는 외국인인 나에게는 다소 피곤한 일정이긴 하다.
생각보다 만남은 일찍 마무리가 되어 시내 구경을 조금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1. Absprache 방문 테어민
시청 결혼식을 위한 서류를 진행하고 계신 분들은 이미 아시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최종 서류가 결혼식 한 달 전에는 꼭 도착을 해야 결혼식이 가능하다. 이 기간 내에 서류가 도착하지 않으면 시청 결혼식을 미뤄야 한다.
특히 나처럼 사는 곳과 결혼식을 진행하는 곳이 다른 경우 내가 거주하고 있는 도시의 관청에서 시청 결혼식을 하는 도시의 관청으로 서류를 보내는데 이 과정은 알아서 관청끼리 연락을 주고받으므로 내가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본인이 서류를 발송했는지, 그리고 잘 도착했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나는 기간을 아슬아슬하게 좀 넘겼는데 기한 내에 내가 거주하는 암트에서 발송이 된 거라 도착이 조금 늦어도 상관없다는 답변을 받고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있다. 왜냐면 내 결혼 날짜가 울 아빠 생신이랑 같아서 꼭 사수하고 싶었기 때문에..!
아무튼 이렇게 서류 작업이 안전하게 완료가 되면 시청 결혼식을 진행하는 도시의 관청으로부터 Absprache를 위한 테어민을 잡고 싶다는 연락이 오는데 나는 처음엔 이 사람들이 왜 만나자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 살짝 혼란스러웠다. ( 처음에는 '너의 독일어가 너무 후지므로 통역이 필요하다'라는 통보인 줄 알았다. 하하 )
그렇다. 결혼식 전에 만나서 이런저런 상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마침 가족 모임 때문에 짝꿍의 고향을 방문할 일이 있었으므로 그때 맞춰 만나기로 했다.
2. Standesamt 도착, 결혼식에 대한 세부사항 의논
관청에서의 테어민이 아침에 있었으므로 예정했던 때 보다 일찍 짝꿍의 집에 도착해 밤을 보낸 뒤 관청으로 가기로 했다. 사실 별 내용은 없고 결혼식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결론은 그래도 중요했던 자리였다는 것)
관청 직원이 설사 늦게 우리를 부를지라도 우리는 늦으면 안 되었기에 예상 소요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관청에 일찍 도착했다. 오랫동안 0층에서 기다린 뒤에 마침내 직원을 만나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이 예전에 봤던 Tatortreiniger라는 드라마에서 본인 사무실에서 죽은 관청 직원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사무실이랑 똑같이 생겼다.)
일단 우리가 먼저 했던 것은 제출했던, 그들이 받아 적었던 내용이 맞는지 확인을 하고 각자 사인을 한다. 짝꿍의 경우 성이 잘못 쓰여 있어 그 부분을 고쳐야 했다.
이외에 나는 성을 바꿀 예정이라 한국에서는 바꾸는 것에 대해 괜찮은지, 한국 여권에 표기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확인을 하고 사인을 했다.
그 이외에는 관청에서는 자질구레한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참고로 이 모든 과정은 100% 독일어로 진행되었다.
⬇⬇ 우리의 경우 필요했던 사항 및 주의사항 등(필요시 펼쳐보세요)
- 신분증 지참 안내 ⭐⭐ Aufenthaltskarte와 Reisepass(여권) 둘 다 챙기는 것이 좋다. 임시 거주권일 경우 Fiktionsbescheinigung
- 식의 진행시간 안내 (약 30분)
- 식장의 데코에 대한 설명 (그냥 초가 어디에 놓여있을 거고.. 이런 자질구레한 것. 관심 없어서 제대로 안 들었다.)
- 신랑 신부가 각각 어디에 설 건지. 나의 경우는 오른쪽을 선택(왜냐면 아내의 말은 항상 옳으니까!🤣)
- 입장과 퇴장 시 특별히 틀고 싶은 음악이 있는지(음악은 각 3분 이내, 블루투스 스피커 개인 지참)
(참고 음악의 경우 유튜브에 Stadesamt Hochzeit라고 친 뒤 나오는 브이로그를 보거나 Spotify에 'Hochzeitslieder'라고 검색한 뒤 여러 플레이리스트의 음악들을 들어보았다.)
- 초대하는 총 인원 및 명단(나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15명으로 제한되었다), 포토그래퍼가 있는 경우 포토그래퍼의 연락처
- Urkunden(결혼 증명서)을 위한 Mappe A4 사이즈로 준비.
- 당연한 거지만 마스크 착용 안내
- 부케와 부토니에에 대한 안내
- *한국 Konsulat에 성 변경 통지, 그리고 다른 기관들에 필요한 정보 변경 안내에 대한 설명 (성 변경 이후 직장, 은행, 병원 등등에 직접 알려야 한다. )
- **Absprache 작성에 대한 안내
* 참고로 성 변경을 원할 경우 관청 담당자에 따라 말이 다를 수 있다. 나는 운 좋게도 융통성이 있는 직원을 만나 내가 잘 설명을 하니 허가가 되었지만, 가끔 고지식한 직원을 만날 경우 성을 바꾸고 싶다고 해도 한국의 법을 들먹이며 변경을 해주지 않으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에 물어보니 원래는 독일 내에서 성을 바꾸는 건 누구나 가능하지만, 일부 국가의 경우 여권상 성과 내가 비행기 티켓 등을 예약하기 위해 기재했던 성이 일치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 허가를 안 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보통 한국 여권엔 본인의 원래 이름에 괄호로 Frau von ooo 이런 식으로 기재가 된다는데 이러한 표기 방식이 인정이 안 될 수도 있다나 뭐라나..
혹은 관청 직원이 대사관에서 허가증 같은걸 받아오라고 하는데 이에 관해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에 다시 문의를 해 보니 본인들이 허가증을 내줄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관청에서 그렇게 나오면 자기들도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한다... (엥..) 참고로 지인의 이름을 들먹이며 내 지인은 한국인인데 이름을 바꿨다.. 이런 얘긴 씨알도 안 먹힌다 😭
나의 경우에는 도펠 나메로 바꾸기를 원하는 경우였는데 처음에는 한국의 법을 얘기하며 한국서는 이름을 바꿀 수가 없기 때문에 한국 여권과 일치시킬 수 없으므로 바꿔주기 어렵다 라는 이메일을 받았었는데, 다행히도(?) 한국서 나름 떠들썩했던 독일의 전 Bundeskanzler 였던 Gerhard Schröder의 새 부인이 한국 여성분이었던지라 그분의 위키페디아를 긁어 와 이 분도 한국인인데 이름을 바꿨으니 나도 가능하다!라는 논리로 통과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Absprache란 결혼식에 필요한 이런저런 스토리텔링에 관한 이야기인데 아직 나도 이걸 어떻게 말하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주례를 보시는 분이 읽어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받은 내용은 대충 이렇다.
⬇⬇ 독일어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한국어 해석(필요시 펼쳐보세요)
Wann und wie/wo lernten Sie sich kennen bzw. seit wann sind Sie ein Paar?
언제 그리고 어떻게/어디서 알게 되었나 혹은 언제부터 연애를 했나?
Wie erfolgte der Heiratsantrag?
프러포즈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
Welche Dinge schätzen Sie am Partner und an der Partnerschaft?
나의 파트너와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것들이 가치를 가지는가?
Was wünschen Sie sich für Ihre gemeinsame Zukunft (Wünsche, Erwartungen an Partnerschaft)?
함께 바라보는 미래에 어떤 것들을 기대하는가(관계에 있어서의 소원, 기대)?
이런 내용이다. 제목만 봐도 오글거림 200%....
이것이 우리가 받은 Hausaufgabe이며 각 대답은 이메일로 보내드리기로 했다.
이외에 타 지역에서 하는 결혼식에 대한 수수료(뮌헨이 아닌 짝꿍 고향), 시청에서 하는 결혼이 아닌 다른 공간(우리의 경우는 성 결혼식)에 대한 수수료, 결혼 증명서 2명분에 대한 수수료를 모두 합해 140 €를 송금해야 한다는 청구서를 받았다.
우리가 지불해야 했던 서류들에 대한 총가격은 마지막에 정리해서 올려야겠다. 별놈의 수수료가 다 들어서 사실 뭐 때문에 돈 낸 건지도 잘 모르겠다. 역시 세상에 공짜란 없다.😭
3. 시내 관광
Apsprache가 끝나고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워 시내 관광을 살짝 하기로 했다.
여기는 Rathaus이다. 독일 건물들은 항상 저런 Hängeblumen 내지 Hängepflanzen(Geranien 같이 축축 처지는 꽃 )을 달아놓는 것이 관습인데 참 보기 좋다. 그래서 늘 저런 류의 꽃들은 철이 되면 꽃집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는 편이다.
저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 Standesamt이고 Absprache를 위한 건물이기도 하다.
상당히 작은 마을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주차가 쉽지 않았다.
여기서도 늘 고통받는 CDU/CSU 포스터... 뮌헨에서도 보면 정당 색 때문에 누군가 늘 저렇게 수염을 그려놓는다. AfD의 경우에도 동일한 대접(?)을 받는다.
중간에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시내 관광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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