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친구들과 관계 유지하는 법 6: 한국에 갔을 때 최대한 만나기
이건 독일에서 알고 지내는 지인께 들은 방법인데 그 지인은 한국에 갈 때마다 특정한 식당을 정해서 이날하고 이날 시간되는사람 몇시에 만나자! 하고 오는 사람은 만나고 못 오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신다고 했다. 나도 그 방법을 듣는 순간 정말 신박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 한국 방문에 한번 써먹어볼까 싶었다.
꼭 식당이 아니더라도 숙소를 조금 큰 곳으로 잡아서 초대를 해서 배달을 시켜먹던지 아니면 포트럭 같이 각자 하나씩 먹을 음식을 들고 와서 파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국 친구들과 관계 유지하는 법 7: 주기적으로 통화하기
조금 부끄럽더라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통화를 하려고 한다. 이렇게 써놓고 사실 나도 그간 해본 적도 없고 용기도 없어서 자주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용기를 내려고 한다.
한국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느낀 계기는 바로 우리 남편 때문인데, 남편은 나와 연애하던 시절부터 꼭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통화를 하려고 했다. 핸드폰 달력에 이번주에는 누구와 통화하고 다음주에는 누구와 통화하는지 적어놓으면서까지 말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우리 남편만 먼저 전화를 거는 사람이었다.
당시에는 나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본인 친구고 본인이 저렇게까지 해서 통화를 하겠다는데 굳이 이러쿵 저러쿵 하지는 않았다. 그러고 요즘을 생각해보니 처음에는 받기만 했던 친구들도 이제는 시시콜콜 남편에게 전화하는 것을 즐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 쪽에서 먼저 다가가야지 저쪽에서도 다가오게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한국 친구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한 전화통화가 아니더라도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적용되는 태도라고도 느꼈다.
사진에서의 친구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던 시절 알게 된 대만 친구인데 감사하게도 이 친구가 꼭 먼저 나에게 통화하자고 제안을 해주는 친구였고 덕분에 서로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사는 동안에도 10년동안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한국 친구들과 관계 유지하는 법 8: 힘듦과 슬픔도 나누면 배가 된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한다. 솔직한 나의 의견을 전하자면 나는 슬픔도 나누면 배가 된다고 생각한다. 내 성격이 워낙 감정이입을 잘하고 동일시를 잘하는 성격이어서 특히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좋지 않은 소식은 꾹꾹 눌러담은 채 행복한 척 잘 지내는 척 하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적당히 균형을 맞추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본인이 생각할때도 내 친구가 매번 연락할 때마다 공부가 힘들다, 상사가 힘들다, 회사가 힘들다 이런 소리만 한다면 사실 그 친구와는 자주 연락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내 쪽에서도 한국 친구들과 연락을 할 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힘든 일에 대해서는 굳이 털어놓지는 않고 맘이 맞지 않는 직장동료와의 마찰을 줄이는 법이나 이직고민 등의 누군가의 지혜가 필요할 때는 친구와 얘기를 하는 편이다.
한국 친구들과 관계 유지하는 법 9: 바라지 말자
해외에서 살다보니 처음에는 한국 친구들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나같은 경우 한국에서는 사실 시시콜콜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하기보다는 오프라인 모임을 선호했던거 같다. 그러다 내가 해외에 나오게 되고 친구들을 만날 수가 없게 되니 유일한 연락수단인 전화나 문자에 대해서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내가 신경쓰는 만큼 한국 친구들은 나를 신경써주지 않는 것 같아 서운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그들의 인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내가 내 기준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나에게 맞춰주기만을 바랐구나 하고 반성했다.
한국에 방문을 할 때도 일 혹은 다른 이유 때문에 여유가 없어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도 서운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 왜냐면 나는 겨우 1-2년에 한 번 비싼 비행기값 들여 한국까지 날아왔는데 자기들 먹고 살기 바쁘다며 나를 만나주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나는 한국에 휴가를 즐기러 왔고, 그래서 시간이 비교적 많지만 나의 한국 친구들은 일상을 보내면서 그 얼마 없는 시간을 쪼개 나를 만나준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나는 휴가로 한국에 놀러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씀씀이가 커질 수 있지만 한국 친구들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1순위는 친구가 아니고, 친구여서도 안되기에 그 친구에게 다른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국 친구들과 관계 유지하는 법 10: 친구들의 가족/연인도 소소하게 챙겨주자
이것은 일종의 보너스? 느낌이지만 내 나이쯤 되다보니 생각보다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친구들이 꽤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은 아무래도 일상이 아이에게 맞춰져 있으므로 나에게 시간을 내주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특히 아이가 있는 친구들의 경우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아이를 위한 작은 선물이라도 챙겨주려고 한다.
아이가 없는 친구의 경우에도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도 소중한 사람과 보낼 시간을 쪼개 나를 만나주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감사함을 물질적으로나마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것은 확실히 친구의 범위가 넓어지고 또 사람이 더 너그러워진다. 예전에는 선 한번 넘으면 그날로 우린 이제 평생 안보는거야 아웃! 이런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사람이란 게 또 업앤 다운도 있고 좀 별로일 때도 괜찮을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학창 시절에는 사람이 참 부정적이고 모든 말을 다 꼬아서 듣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나이가 먹고 결혼을 하고 나니 심적을 안정이 되어서인지 좀 부드러워져서 사람은 역시 변하는 존재인가보다 싶었다.
또한 내가 그동안 쭉 알아온 친구만이 나의 평생 베프가 된다는 느낌보다는 오랫동안 안 친구가 모종의 이유로 순식간에 멀어지기도 하고 정말 생존신고만 하면서 알고 지내던 사람과 훅 친해진다던지, 또는 10년 넘게 연락을 안하던 친구가 동창의 결혼식을 계기로 갑자기 훅 가까워진다던지 말이다. 역시 사람일은 정말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나를 이렇게 좋게 생각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 복받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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