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리들에 문어가 앙게봇으로 뜰 때가 있다. 독일에서는 해산물이 별로 인기가 없어서 사라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 없이 아무 때나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일지 모르겠다. 오히려 인기가 없어 사라질까 봐 걱정이 되기도..
유튜브를 보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술 안주/와인 안주로 제격인 스페인 갈리시아 식 문어 감자 샐러드를 만들어 보게 되었다. 정식 명칭으로는 Pulpo a la Gallega/ Oktopus nach galizischer Art (갈리시아 스타일의 문어)
문어 감자 샐러드 재료 소개 및 손질
감자, 끝.
재료는 상당히 간단하다. 감자, 문어, 소금 후추, 레몬즙 약간, 올리브 오일, 파프리카 가루 끝이다.
나는 요리를 할 때 제한을 두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꼭 이 요리라고 해서 감자만 쓰여야 하고 해산물은 문어만 쓰여야 하고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으려고 한다. 감자가 없으면 애호박을 넣어도 좋고, 당근을 넣어도 좋고 문어가 없으면 오징어를 넣어도 되고 새우를 넣어도 되고 등등 내 맘대로 재료를 바꿔도 상관없다. 나도 문어가 없을 땐 그냥 새우를 넣고 만들 예정.
일단 감자를 잘게 잘라서 소금을 약간 넣은 물에 넣고 익을 때까지 삶는다. 감자는 몇 개 넣는지 상관은 없지만 나의 경우엔 한 개만 넣었고 크기도 어떻게 자르는지는 상관이 없고 크게 자르던 작게 자르던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하면 된다. 감자 없으면 그냥 집에 있는 것 중에 아무거나 넣어도 될 것 같다.
리들에 가면 이따금씩 이렇게 통으로 된 것이 있고 썰려서 나오는 것이 있는데 나는 통으로 된 것이 더 나은 것 같아 통으로 된 것을 샀다. 대신에 신선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봉지를 뜯은 다음에 내용물을 한번 씻어줘야 한다. 아쉽긴 한데 이게 그나마 최선이라는 것을 또 알고 있기에 이렇게나마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늘 있는 것은 아니라 앙게봇이 언제 나오나 하고 예의 주시할 필요는 있다.
이건 이미 익혀서 나오기 때문에 따로 익힐 필요도 없다. 원할 경우 감자 삶은 물에 넣어 살짝 따뜻하게 만들어도 좋을 듯. 그다음 원하는 크기로 잘 썰어둔다.
이제 다 때려 넣고 그냥 섞으면 끝이다. 익은 감자를 찬물에 좀 식힌 다음에 썰어둔 문어를 넣고 소금 후추 레몬즙 약간 그리고 올리브 오일을 넣고 섞는다.
사실 내가 본 레시피에서는 레몬즙을 넣진 않았는데 나는 샐러드는 상큼한 느낌이 드는 걸 좋아하는지라 레몬즙을 넣었다. 아차 할 때 레몬즙이 후루룩 잘 들어가므로 양 조절 잘해서 티스푼으로 조금씩 넣는 것이 관건이다.
제일 마지막으로는 파프리카 가루를 뿌린다. 좀 버물버물 해서 예쁘게 보이진 않지만 ㅋㅋ 개인적으로는 파프리카 대신 살짝 매콤하게 고춧가루 뿌려도 괜찮을 듯싶다. 다음에는 그렇게 해서 먹어야지.
사진으로 볼 땐 양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데 은근 저 문어가 양이 많아서 배부르게 먹었다.
남편이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이런 요리는 주로 나 혼자 먹게 되는데 물론 맛있는 걸 혼자 독차지해 먹을 수 있다는 건 분명 좋은 것이지만.. 항상 무언가를 남편과 함께 한다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인지 혼자 한다는 것에 예전만큼 즐겁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둘이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은데 입맛이 다르다는 것이 좀 아쉬울 때가 이런 순간이 아닐까.
해산물에는 화이트 와인이지! 이 Lugana 화이트 와인은 알디에서 어떤 할머님이 몇 병을 쓸어 담고 계시길래 따라서 함 사 봤다. 결론적으론 나쁘진 않은데 상당히 가볍고 이 정도 돈을 줄 정돈 아닌 것 같다 라는 것..? 그래도 나름 좋은 경험이었고 한 병을 다 클리어 하긴 했다. 내 입맛엔 차라리 리슬링이 나았던 듯싶다. 이건 좀 맹맹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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