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난 한국 만두를 더 좋아하긴 한다. 일본식 만두인 교자도 있지만 구운 만두보다는 기름 없이 익힌 만두, 그중에서도 물만두를 좋아하는 편인데 아쉽게도 독일에서는 물만두를 구할 수가 없다. 뭐 이거는 이제 적응했고, 아시아 마트가 코 옆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어쩔 때는 만두를 먹고 싶은데 냉동실에 만두가 똑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아쉬운 대로 근처 마트에서 사다가 나름 독일식으로 김치 만둣국을 해 먹곤 한다.
우리 집 냉동실에는 늘 만두가 채워져 있다. 물론 직접 만들래야 만들 수도 있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데다 금방 먹어버리기 때문에 또다시 만들어야 해서 그냥 편하게 사 먹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는 비비고 가 아니라 올그루인데 그중에서도 김치 만두를 제일 좋아라 한다. 올그루 김치만두는 피가 다른 만두보다 얇고 김치 맛이 강하게 나서 어디 넣어 먹어도 신김치 특유의 살짝 시큼한 맛이 같이 느껴지면서 정말 맛있다.
독일식 만두?
마울타셴 Maultaschen
그런데 사실 독일에서도 한국 만두와 생김새가 비슷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마울 타셴(Maultaschen)이라는 것인데 만두 하나의 크기가 굉장히 크다. 남편과 몇 번 먹어봤는데 마울타셴은 육수를 만들어 만두 위에 그 육수를 부어서 먹었었다. 수프류 보다는 걸쭉한 스튜류를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의 식성에 걸맞지 않게 정말 만둣국처럼 먹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먹어본 마울타셴들은 뭔가 특유의 독일 향신료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맛이 다 자기주장이 강해서 한식 하고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누구 괜찮은 마울타셴 찾은 사람 있나요.. )
그래서 눈을 돌려본 것이 이태리식 파스타의 한 종류인 토르텔리니(Tortellini)와 라비올리(Ravioli)이다. 물론 들은 건 좀 다르지만 생긴 게 미니 찐만두 같기도 하고.. 나름 먼 친척뻘인 거 같은데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독일 마트 만두
토르텔리니, 라비올리 등
그래서 저녁 하기 귀찮을 때 대충 집에 있는 재료를 넣어서 만둣국을 많이 해 먹는데 요즘엔 김장김치가 많이 남아있어 김칫국 당첨이다.
육수는 물 대충 넣고 간장과 피시소스를 2:1 비율로 해서 넣고 멸치 가루를 살짝 첨가해준다. 나는 액젓이 많이 들어가면 느껴지는 특유의 금방 질리는 맛?이랄까 아무튼 내가 좋아하지 않는 맛이 있어서 많이 넣지는 않는다.
양파 썰어서 넣고 신김치도 대충 먹을 만큼 넣는다. 김치 국물 약간 넣으면 더 좋다. 여기에 참치 같은 게 들어가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시도는 안 해본 거지만 독일에서는 김치 대용으로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에 고춧가루 넣고 마늘 넣고 조물조물해서 김치찌개를 해먹기도 하는데 그렇게 넣어도 은근히 괜찮을 것 같다. 자우어크라우트 김치찌개는 나도 종종 해 먹던 것이고 김치볶음처럼 해서 밥 위에도 자주 올려먹었었는데 생각난 김에 조만간 한번 해 먹어야겠다. 참고로 자우어크라우트를 넣은 만두도 해먹기도 한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여기에 고춧가루 좀 넣고 냉장고에서 늘 냉동 상태로 대기하고 있는 애호박도 좀 넣어주었다. 김치가 좀 맛있는 신김치의 느낌은 아니다 싶을 땐 고추장을 좀 첨가해준다. 그리고 사진에서는 까먹었는데 작은 거 한 톨 정도 다진 마늘 넣어줘야 한다.
아무튼 이렇게 마지막에 토르텔리니(Tortellini)를 퐁당 넣어서 먹는데 아무래도 다른 만둣국에서 생기는 전분이 사악 풀리면서 걸쭉하게 되는 국물의 느낌은 없다. 그래서 이런 느낌을 원하는 사람은 전분물을 조금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애호박 외에도 냉장고나 냉동실에서 굴러다니는 다른 채소들을 넣어도 괜찮다. 나는 펜넬 같이 특유의 맛이 강하지 않은 채소는 다 넣을 수 있는 이런 융통성 있는? 요리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건 곁다리로 넣어본 손가락 까딱 하기 싫은데 배는 고플 때 해 먹는 만둣국인데, 사골 가루를 약간 넣고 냉동 새우 두 마리 정도를 넣었더니 다른 양념을 추가하지 않아도 국물 맛이 장난이 아니었다. 새우 없으면 만두 한두 개 정도를 처참하게 으깨면 만두 속에서 나온 고기 국물이 간이 맛있게 된다. 참고로 배추도 그냥 남은 거 냉동해둔 거 넣은 것이라 따로 칼을 쓰지도 않았다.
이밖에도 고추장을 많이 넣어 만든 고추장 만둣국, 된장을 넣어 만든 된장 만둣국, 미역국 만둣국...... 결론은 한국식 국 요리에 만두를 넣으면 다 만둣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한국식 만두 대신 먹는 것들
이태리, 러시아, 터키....
난 만두 대신 토르텔리니를 넣었지만 고기가 들어간 라비올리도 괜찮다. 이 토르텔리니는 에데카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근데 사실 이태리식 파스타보다는 러시아식 만두인 펠메니(Pelmeni)를 매우 매우 애용하고 있다. 만두피가 좀 두껍긴 한데 그래도 아쉬울 때 대용으로 먹기에는 맛으로 모자람이 없는 제품인 데다 우리 집 근처 리들에서는 늘 냉동실에 자리 잡고 있으므로 아시아 마트에 가기 귀찮을 땐 대용으로 먹기 딱이다.
나는 늘 이 빨간 봉지에 든 것을 사지만 구글에 검색해 보니 다른 버전도 꽤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는 늘 이 빨간 봉지만 보이긴 한다. 러시아가 고기 요리가 많다고 듣긴 했는데 찾아보면 한국인 입맛에 맞는 게 꽤 있을 것 같기도..?
생각해보니 러시아 슈퍼에서는 펠메니를 더 싸게 팔지 않을까 싶은데 한번 근처에 있으면 갔다 와 봐야겠다.
러시아와 같이 고기를 많이 먹는 터키에서도 혹시 만두 비슷한 거라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터키식 만두인 만티(Manti)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터키 이민자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만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니! 다음에 터키 마트도 들러서 사봐야지.
독일이 다문화인 것은 이럴 때 장점으로써 작용하는 것 같다. 어디던지 검색해보면 웬만한 곳은 하다못해 식당이라도 하나씩 있다는 것 말이다. 얼마 전에는 위구르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도 알게 되었다. 빨리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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