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끼니를 늘 저탄수로 챙겨 먹기는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내가 아이디어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일일이 정성스레 저탄수로 먹기 위해 Weißkohl 양배추나 Blumenkohl 콜리플라워를 갈아다 해먹을 수도 없고 그래서 평소에는 그냥 일반식에서 밥의 비중을 많이 낮추는 편이다. 애초에 밥을 지을 때도 흰 쌀은 쓰지 않고 Quinoa 퀴노아, Linsen 렌틸 같은 단백질이 함유된 식품을 섞는데 여기서 또 밥 양을 좀 줄이는 편이라 나름 저탄수로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이번에 생각해 낸 식단은 탄수화물인 밥 대신에 독일에서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시지를 곁들여 먹는 카레와 두부를 많이 넣은 부대찌개이다.
소시지 카레
- 밥 말아먹기 부담스러워 소시지와 함께 먹어보는 카레
이전에 아시아 마트에서 사두면 언젠가 요긴하게 쓰일 거라며 일본식 큐브 카레를 사뒀었다. 그러고 나서 이 카레의 존재를 꽤나 오랫동안 잊고 집에서 굴러다니길래 이건 계속 썩혀두면 그냥 잊어버리고 나중에는 그냥 버리게 될 것 같아 더 오래되기 전에 무언가를 만들어 먹어보기로 한다. 근데 냉동실에 밥은 없고, 새로 하자니 불리는 시간 때문에 당장 먹기는 어려운 지라 밥 대신에 뭘 넣고 해 볼까 하다가 지난번 앙게봇 때 많이 사두고 남은 바이에른의 전통 소시지인 Weißwurst 바이스 부어스트에 먹어보면 어떨까 해서 시도해보기로 했다.
카레는 밥이 진리이긴 한데.. 그동안 탄수화물을 꽤나 섭취했던지라 저탄수 식단을 다시 좀 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선택권이 없었다. 물론 소시지가 가공식품이라 그렇게 좋은 건 또 아니지만 매일 먹는 것도 아니니 나름 괜찮은 듯하다.
카레는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채소 다 때려 넣고 일본식 카레 큐브 두 조각을 끓였다. (식단 엄격하게 지키는 분은 큐브 카레에 함유되어있는 탄수 조심) 일단 내가 넣은 것만 나열해보자면 애호박, 청경채 남은 것, 양파, 팽이버섯 얼린 것(저탄수 요리 보면 이런 식으로 많이 하길래 나도 따라 해 봤다.), 쌀 때 많이 사두고 썰어서 얼려뒀던 파프리카 정도인 것 같다. 나름 채소를 많이 넣었다 생각해서 두부를 넣으려다 말았는데 나중에 보니 물이 다 빠져나와 양이 적어 보여 두부를 그냥 넣어도 될 뻔했다. 근데 입맛이 변했나 이젠 막 맛있지가 않아서 담부터는 그냥 카레가루 섞어다가 먹어야겠다.
일단 집에 있는 건 Weißwurst라 이걸 넣었는데 다른 종류로 넣는 게 더 맛있을 듯하다. Bockwurst나 Bratwurst도 괜찮을 것 같고..
Weißwurst 바이스 부어스트는 물을 채운 냄비에 넣어 팔팔 끓이는 게 아니라 그냥 덥힌다고만 생각하면 된다. 팔팔 끓는 물에 넣으면 옆구리가 터지므로 적당히 뜨뜻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바이스 부어스트는 독일의 다른 소시지와 다르게 저렇게 껍질을 벗겨먹는다. 다른 것들에 비해 번거로운 데다 향과 맛이 평범한 그것과는 달라 은근 호불호 갈리는 맛인데 나도 처음에는 좀 꺼려졌다가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나쁘지 않았다. 근데 나는 아직 스킬이 충분하지 못한 지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면 우아하게 먹기는 힘든 것 같다.
쓰다 보니 이제 생각났는데 저기다 계란 프라이 올려먹으려고 했던 거 까먹었다. Spiegelei(반숙 프라이)해서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아 다음에는 잊지 않고 올려 먹어야겠다.
부대찌개
- Baked Beans 베이크드 빈 없이 독일 마트에서 파는 소시지로 만드는 부대찌개
독일에 온 지 약 4년 만에 스스로 해 먹어보는 부대찌개이다. 내가 만드는 부대찌개는 맛이 좀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 시도해보지 못했는데 슈퍼에 장 보러 갔다가 불현듯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어 재료를 그냥 사 와봤다. 독일에도 한국 스팸 같은 게 있는 거는 아는데 일단 나는 먹어보지 않아서 맛을 비교는 못해볼 것 같다. 그리고 집 근처 알디나 리들에서는 없길래 그냥 다른 소시지로 대충 사 왔다.
원래는 계량 잘 안 해놓는데 맛있어서 또 해 먹을 거라 적어놓는다.
Bio Wiener(Schwein) 소시지, Bio Hähnchenfleischwurst 분홍 소시지 비슷하게 생긴 거, Zwiebel 양파, Tofu 두부 (에데카꺼), Lauchzwiebel 파, 신김치, 사골 가루, 고추장 약간, 된장 쪼금, 간장 1EL, 토마토소스 1.5 EL, 간 마늘 0.5 EL, 고춧가루 1 EL, 쌀뜨물(없으면 그냥 물), 설탕은 일단 없이 끓여보고 너무 시면 약간 추가
+여기에 나는 밥 없이 먹을 거라 냉장고에 있던 뇨끼를 넣었다. 혹은 토르텔리니나 Taschki 넣으면 만둣국 같고 맛있을 듯
Fleischwurst는 예전부터 독일의 분홍 소시지라고 하여 여기저기 보이길래 한번 먹어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두 번째로 해 먹는 건데 이전에 구매했던 것은 냄새가 너무 나서 별로였지만 이건 Hähnchenwurst라 그런가 누린내도 안 나고 좋았다. 한국의 분홍 소시지와 비교해보면 좀 더 탱글한 느낌? 뭐 한국껀 어육이고 여기는 고기니까 당연한 거지만.. 독일서는 어묵이 귀하기 때문에 한국의 그것이 더 그리울 때가 있다.
부대찌개 등의 국류의 단점은 두고두고 계속 끓여먹을 수 있다는 건데 그래서 나도 3일째? 정도 재료만 계속 추가해가며 끓여먹고 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3일 동안 이거만 먹어도 질리지도 않고 술술 들어간다. 나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부대찌개를 만들 떄 넣은 토마토소스가 은근 킥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된장을 반 스푼을 넣게 되면 된장 향이 좀 세져서 별로였고 아주 약간만 넣는 것이 좋은 것 같다.
': - ) 먹는것이 남는거다 > 한국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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