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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함께하는 독일생활/독일사람 독일문화

독일인 취향저격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법, Wichtel이 뭘까?

by nDok 앤독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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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살면서 독일인 가정의 크리스마스에 초대를 받거나 혹은 나처럼 독일인 가족이 있는 경우 매년 크리스마스 선물을 뭘로 준비해야 하는지 참으로 골 때리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서 나도 긴 경력은 아니지만 나름 시댁에서 7년째 크리스마스를 보낸 사람으로서 그간 발견해 낸 독일인 취향에 걸맞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추천해 보고 또 독일 어른들의 취향을 고려한 포장법도 알려주고자 한다.




일단 이 모든 경험치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감안하고 참고 정도만 하면 좋다. 왜냐면 독일인이라고 해도 각자의 취향이라는 것이 다들 있으니 말이다.

나의 경험으로 따지면 독일인들은, 그러니까 나이가 좀 있는 어른들은 의외로 아기자기하고 쓸데없는(?) 선물을 좋아하신다. 예를 들면 장식용 피규어?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극강의 실용주의를 찬양하시는 분들에겐 해당이 되지 않는 내용이지만 일단 나의 시가족은, 그런 선물 받는 것을 의외로 좋아하시는 듯했다.

그래서, 내가 얼추 정리해 본 바로는 대충 이렇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1. 

- 나무소재


장식품이던 뭐던 나무 소재로 된 것을 좋아하신다.  당연히 너무 싸구려 티가 나는 것은 좋아하시지 않는다. 이건 뭐 당연한 얘기니.. 작은 Servierbrett 같은 것도 좋고 의외로 나무 피규어 같은 것도 집안 분위기와 어울린다는 가정 하에 좋아하시니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려할 때 무언가가 나무 소재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2. 

- 수공예 제품


독일에 살면 살수록 독일과 일본이 은근히 닮은 점들이 있다고 느끼는데 이런 것도 그중 하나이다. 내가 생각하는 일본은 아기자기하고, 장인정신 같은 걸 높게 산다는 느낌이 있는데 독일도 그렇다. (아니라면 실례했습니다..)
그래서 특히 독일인 어른들에게는 뭔가 디테일이 드러나는 수공예 제품을 선물하면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간다. 가령 요즘 젊은 측들은 선이 간단명료하고 캐릭터화? 된 것들에 대한 선호가 있는데 독일 어른들은 줄기의 잎맥까지 자세히 그려진 정물화 느낌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선물을 할 때 독일인은 디테일! 하고 빡 머릿속에 생각해 두면 선물 고를 때 도움이 된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3. 

-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독일인에게 하는 크리스마스 선물로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품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하는 가정에 한해서 말이다.
Strohanhaenger라던지 Glaskugel이라던지 뭔가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거나 핸드페인팅이 된 제품들이 인기가 좋은 편이고 Keramik으로 만든 것도 선호되는 편이다.



깃털이 안에 들어가 있는 달걀 모양의 유리 장식품과 돌돌 말린 모양의 장식이 되어 있는 나무 소품과 말을 타고 있는 날개가 달린 작은 사람 모양의 피규어
왼쪽부터 Glaskugel, Strohanhaenger, 작은 피규어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4.   

- 초


이것도 그냥 아무 장식도 없는 밋밋한 초보다는 예쁜 유리 안에 담겨 있다던지 혹은 겉면에 예쁘게 깎여 있다던지 예쁜 그림이 있다던지 장인 정신이 담긴 듯한 제품들이 있는데 이런 초도 선물하기에 제격이다. 나는 올해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으로 깎여진 초를 구매했다. (하지만 LED🤣)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내가 선물하는 상대방의 취향도 있겠지만 연령대도 중요한데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할머니 세대라면 진짜 초를 드리기보단 혹시 모를 사고 방지를 위해 LED초를 드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겠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5. 

- Teelichthalter /-haus 

 

흰색 도자기 모양의 집과 천사가 그려져 있는 장식품 그리고 나무 모양의 장식품
왼쪽부터 LED Teelichthaus, Teelichthalter, LED 초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6.   

- 핸드메이드


의외로 독일인들은 또 직접 만든 것들을 크리스마스에도 많이들 주고받는 편이다. 나도 거의 매년 직접 만든 잼을 받는 편인데 우리 쪽에서는 직접 만든 청 같은 것들 주고받아도 좋을 것 같다. 독일에서는 한국서는 쌍화차와 비슷한 급으로 올드한 느낌을 많이 주는 생강차도 많이 마시는 편이니 올해는 생강 청을 만들어볼까 하고 생각 중이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7.   

- 포토 캘린더, 포토북



‘추억’을 카테고리로 한 선물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선물인 듯싶다. 그래서 이따금씩 포토 캘린더를 만들어 선물로 드리는 편인데 아주 좋아하신다. 물론 우리 시어머니는 인기쟁이라 이미 그전부터 한두 개가 꼭 선물 받은 게 있긴 했는데… 다다익선이라고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남편이 어렸을 적 사진들을 모아 포토 캘린더로 만들어서 드리려고 한다.

포토북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사실 모든 사진들을 다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는 시대에 뭣하러 포토북을 따로 만드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사진을 너무 쉽게 저장할 수 있다 보니 그 양이 너무 방대해지고 정작 내가 필요할 때 찾을 수 없는 일들이 종종 발생했다.
그래서 포토북으로 한번 만들고 나니 사진을 보고 싶을 때 힘들게 스크롤을 위아래로 내릴 필요도 없이 그냥 그 책을 펼치면 되니까 지금도 심심할 때 한두 번씩 펼쳐보게 되는 것 같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8. 

- 먹는 것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는 최대한 먹는 것을 드리려고 한다. 왜냐면 이젠 독일에서도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수도 없이 낭비되는 포장지와 포장 리본 등을 환경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비판적인 시각들이 있고 또 그 선물이라는 것이 사실 늘 내 취향에 맞을 순 없으므로 분명 창고에 처박히게 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먹는 선물을 할 때는 소박한 것도 물론 나쁘지 않지만! 뭔가 포장이 좀 예쁘게 되었거나 혹은 내 돈 주고 사 먹긴 아까운데 누가 선물해 주면 한 번쯤 먹어볼 것 같은 것들을 많이 선물하려는 편이다. 보통 독일에서는 비오막트라고 부르는 유기농 슈퍼에 가면 이런 나의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들이 있어서 종종 여기서도 선물을 사는 편이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9.

- 메이커 주방 가전이나 그릇

 

일단 독일 하면 바로 떠오르는 주방 가전은 Bosch, WMF, Fissler, Zwilling 정도인데 그중에서 선물하기 좋은 것은 정말 정말 가깝고 정말 정말 큰 은혜를 입지 않은 이상은 Fissler 같은 비싼 가전은 선물하지 않는다. 그리고 받는 사람도 오히려 너무 고가라서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으니 고가의 선물은 각자의 파트너 혹은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단 한 사람에게만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과의 선물들과 가격대를 얼추 맞춰야 하니 이 점도 염두에 두면 좋다.

그나마 부담스럽지 않게 선물할 수 있는 브랜드인 WMF 같은 경우 다소 저렴한 작은 호두까기라던지 치즈 강판이라던지 크기가 작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하는 것이 좋다.

이제 그릇으로 넘어와서 먼저 언급하자면, 젊은 층이야 뭐 이케아던 뭐던 예쁘거나 귀엽거나 하면 그만이지만 독일 어른들의 경우 Vileroy&Boch 같은 메이커를 선물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빌레로이 보흐가 아니더라도 싸구려 브랜드는 선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잔 같은 것을 선물한다고 치면 독일 어른들의 경우 지인이나 가족들을 많이 초대하시므로 최소 4세트, 젊은 부부라던지 커플인 경우 2세트는 주는 것이 좋다.
또한 그릇에 진심인 사람인 경우 본인의 취향이 확고할 수가 있으니 사전에 취향에 대해서 미리 조사해 보는 것이 좋다.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그림이 그려진 그릇도 많이 선물하는 편이니 한번 인터넷에 Porzellan Teller mit Weihnachtsmotiv(크리스마스 그림이 그려진 도자기 그릇)라고 검색해 보는 것이 좋다.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10. 

- 크리스마스 나무 소품 & 창문 장식


가끔 길을 걷다 보면 창문에 이런저런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는 걸 볼 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뭔가 나무로 된 장식품이 있고 작은 하얀색 집들이 옹기종기 일렬로 붙어 있는 장식을 볼 때가 많다. 그런 건 이제 독일어로 통틀어서 Fensterbild/-deko라고 한다.
그 나무 장식들 중 보통 Wichtelstube라고 부르는 집 모양의 장식이 있고 그냥 집은 아니고 웬 둥그런 것이 같이 붙어 있는 그런 나무 장식을 보았다면 그것은 Schwibbogen이라고 부르는 장식이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일렬로 있는 것은 Haeuserzeile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것들인데 보통 나이대가 좀 있는 독일인 가정에는 이렇게 두 개가 세트로 많이 장식이 되곤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마켓은 프로펠러 같은 게 꼭대기에 달려있는 건물을 중심으로 형성이 된다. 그래서 이 장식도 나무로 만들어 많이들 선물하곤 하는데 이것은 Weihnachtspyramide라고 부른다. 직역하자면 크리스마스 피라미드이다.



검정색 모자를 쓴 작은 눈사람 피규어가 들어있는 나무 집과 그 옆에 있는 성당 모양의 나무 장식품
Wichtelstube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11. 

- Raeuchermaennchen + Raeucherkerzen


이 크리스마스 선물은 내가 일전에도 글을 올린 기억이 나는데 한국에는 인센스 스틱이 있다면 독일에는 인센스 콘이 있다. 그리고 보통 작은 접시 같이 생겼던데 여기는 목각인형 같은 것 안에다 콘을 넣고 향을 피우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궁금한 사람은 밑에 링크 참고.
 

독일인 취향저격 선물 12. 

- 크리스마스 노래가 나오는 오르골

 

크리스마스 노래가 나오는 오르골 같은 것도 인기가 있는 편이다. 대신, 크리스마스에 선물할 계획이라면 아무래도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는 디자인이어야 먹히는 듯하다. 
 
 

독일인 취향저격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법

 
내가 생각하는 독일인은, 적어도 우리 시댁은 나름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시는 편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마다 선물 포장과 함께 작은 소품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곤 하는데 올해는 나도 똑같이 선물해 보고자 인터넷을 뒤져 비슷한 것들을 구했다. 
 

 

빨간색 천 리본으로 묶여진 박스 위에 올려진 목마를 타고 있는 날개가 달린 피규어

 

 

선물의 포장은 상당히 간단한데, 이렇게 평범하게 포장하듯이 포장하고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피규어 실을 중앙에 놓은 뒤 한번 짱짱하게 묶는다. 그다음 다시 리본을 만들면 된다. 

 

 

빨간색 천 리본이 묶인 직사각형의 박스


 

 

Wichtel이 뭘까?

 

독일에서는 기본적으로 Heiligabend라고 부르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은 가족 끼리만 저녁을 함께 보내며 다른 가족과는 다른 날 만나게 되어있다. 그래서 나의 독일 시댁의 경우 크리스마스 이브날은 가족끼리만 보내고 그 다음날에 다른 친지들과 모여 담소를 나누는데 이 때 Wichtelgeschenk라는 것을 서로 주고받는다. 

 

여기서  Wichtelgeschenk란, 우리가 선물 하나를 따로 포장을 한 뒤 가져가고 그 현장에서 제비뽑기로 다른 아무 선물을 뽑아서 가져오는 것이다. 

 

원래는 Adventszeit🎄안에 특정한 날에 약속을 잡고!(역시 또 테어민.. 약속의 나라 맞구나..)몰래 선물을 주는게 전통이라지만 요즘에는 그냥 몰래 선물을 주고받는다는 의미만 살려서 랜덤 선물 뽑기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막간 지식으로 Adventszeit는 첫 번째 아드벤트의 시작인 12월의 첫 째주 일요일을 시작으로 Heiligabend인 크리스마스 이브날 까지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Wichtel이란 뜻은 뭘까 싶은데 Wichtel의 뜻은 북유럽 민담에 나오는 gnorm 으로, 아마 독일에 사는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수염이 길게 나 있고 모자를 푹 눌러썼는지 눈은 보이지 않고 바로 커다란 코가 자리잡고 있는 난쟁이 캐릭터이다. 참고로 독일어로는 난쟁이를 Zwerg라고 한다. 

 

다시 Wichtel 얘기로 돌아와서 이 Wichtel들이 남몰래 선행을 베푼다고 해서 Wichtelgeschenk가 된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마니또가 조금 비슷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들은 자연 친화적이며 나무와 숲 그리고 이세상이 아닌 곳의 수호자로 여겨져 Gartenzwerg이라고 해서 정원 장식으로도 많이 만들어져 판매되는 편이다.

옛날에는 가축들이 죽으면 그냥 정원에 구멍을 파고 묻었으니 그들도 같이 지켜주세요..라는 의미로 지하의 수호신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건 그저 나의 상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왜냐? Wichtel은 눈이 보이지 않는데 Gartenzwerg은 눈이 보이는 캐릭터가 많기 때문이다. 정확하지는 않고 나도 주워들은 얘기지만 Gartenzwerg은 그저 디자인상의 이유로 눈이 보이도록 만들어진 것이고 원래는 눈이 모자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모습이 원형에 더 가깝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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