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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함께하는 독일생활/독일사람 독일문화

독일에서 부활절을 보내는 방법 1편 | 시엄마의 포용 | 한국과 독일사이

by nDok 앤독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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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부활절을 보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각 가정마다 그 방식도 여러 가지일 것이다. 아무래도 남편이 독일인인 나는 주로 시댁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독일 가정에서는 어떻게 부활절을 보내는지에 대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반으로-잘린-딸기가-올라가-있는-케이크
시엄마께서 직접 만드신 딸기 롤 케이크

 
 
독일에서 보내는 부활절의 시작은 디저트다. 우리집은 아침을 먹고 시댁으로 출발하는데 보통 점심시간을 조금 넘겨서 도착한다. 대략 5시간을 아우토반을 달려 시댁에 도착하면 시엄마가 만드신 케이크와 커피가 기다리고 있다. 🍰 
 
시엄마가 이번에 설탕을 정량대로 못넣었다고 맹맹할 거 같다고 하셨는데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실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휴 💦
 

처음에 독일에서 부활절을 보낼 땐 독일 가족들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1차로 놀라고 케이크를 비롯한 단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2차로 놀랐었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도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독일은 상상 초월이었다. 
 
독일인이 얼마나 커피를 많이 마시는 지를 내 시댁의 경우로 예시를 들어보면 보통 아침에 일어나서 한잔을 마시고☕️, 아침식사를 하며 또 한 잔을 마시고☕️, 아침식사 후 디저트를 먹으며 또 한 잔 ☕️ , 점심을 먹으며 한 잔 ☕️ , 오후 3-4시경에 케이크와 함께 또 한 잔 ☕️ , 저녁에도 한 잔 ☕️ , 소화시킨다며 또 에스프레소 한 잔에 ☕️ 자기 직전에도 또 한 잔을 ☕️ 마신다.
나는 이거보다는 1-2잔 정도 좀 덜 마시는 편이고 시아빠는 이거보다 훨씬 더 많이 드시는 편이다. 
 
건강 문제는 둘째로 치고 커피를 이렇게 많이 마셔놓고도 커피 중독이 아닌 것과 밤에 잘 주무신다는 것이 또 놀랍다..🫢
 
나는 시댁에 방문할 때 마다 거절할 줄을 몰라서 주는 대로 먹고 마시다 보니 집에 돌아올 때 늘 속이 좋지 않거나 배가 많이 아팠었다. (이베로가스트 필수🥲) 하지만 이제는 내 위장도 독일에 적응을 조금 했는지 이전처럼 배가 아프진 않지만 그래도 시댁을 다녀오면 속이 불편한 편이다. 
 
 

플라스틱-컵에-들어있는-알록달록한-색상의-물과-다양한-무늬의-종이
계란은 저런 플라스틱 띠지를 뜨거운 물에 넣거나 물감이 풀어진 컵 안에 넣어서 염색시킨다.

 
 
다시 부활절 테마로 돌아와서, 독일의 부활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계란 🥚꾸미기인데 우리 시댁은 계란에 그림은 그리지 않고 주로 염색만을 하는 편이다. 특별한 방법이랄 것도 없이 시엄마께서 미리 사둔 식용 물감을 뜨거운 물에 풀어 식초를 넣고 익은 계란을 잠시 담가두면 금세 계란이 물든다. 그다음 색이 지워지지 않게 오일을 살짝 발라서 코팅을 해주면 끝난다.
 
올해 부활절에는 조금 특이한 것을 또 하나 사셨는데 저런 플라스틱으로 된 띠지 같은 것을 계란에 두르고 뜨거운 물에 잠시 넣으면 플라스틱이 순간적으로 쪼그라들면서 계란에 옷처럼 입혀진다. 

 

완성된 계란은 그릇에 담아 다음날 계란 찾기 게임에 이용된다. (혹은 먹어도 된다.)

 

 

그릇에-담겨-있는-알록달록한-색상의-계란
형형색색의 색이 입혀진 부활절 계란들

 
 

여기서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올해는 아니고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이 한번 실험을 해본다며 오일을 묻힌 붓으로 계란에 글씨를 썼는데 색깔을 입히면서 글씨가 다 지워지고 이상한 무늬만 남았었다.

남편이 이에 실망을 하자 시엄마께서 "괜찮아, 내가 보기엔 이게 더 독특하고 멋진데?"라며 남편의 기운을 북돋아 주셨다.

또 내가 어두운 색 염료에 계란을 담가야 하는데 실수로 밝은 색 염료에 계란을 담그자 남편이 순간 "앗 어두운 거에 담그라니까 🙁"라고 말을 하자 시엄마께서 바로 "괜찮아 뭐 어때? 전혀 문제없어."라고 나를 위로해 주셨다. 

 

글로 적어놓고 보니 참 별거 아닌거 같지만 나는 뭔가 기대에 어긋났을 때 혼나거나 핀잔받은 기억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융통성과 포용에 대해 감동을 받는 편이다.

내 스스로도 이 일은 꼭 이렇게 처리해야 해 저건 저렇게 처리해야 해 하는 성격이라(영어로는 control freak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런 부류) 내가 기대한 대로 일처리가 되지 않으면 실망을 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융통성을 좀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 자신에 대해 그리고 남에 대해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는 자기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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