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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글쓰기는 운동처럼/오늘의 사색

유독 타인 앞에서의 칭찬을 좋아하던 나

by nDok 앤독 202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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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독 타인 앞에서 받는 칭찬을 좋아했다. 자의던 타이던 꼭 누군가 옆에 있으면 내가 뭐 하나라도 더 우월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랬다. 누군가로부터 늘 인정을 받고 싶던 욕구 때문이었다. 

 


 

상담을 시작하며 상담사가 그랬다. 나는 너무나도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라고. 일종의 애정 결핍일 수도 있는데 어려서 내가 원하는 사랑을 받았다 느끼지 못해서 다른 것에서 충족욕구를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것을 최근에 알고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 테스트를 하며 다시금 나는 애정에 목말라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로는 내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이후에 우연히 접하게 된 책식주의라는 유튜브에서 한국인들은 이해 못하는 덴마크식 육아법이라는 동영상을 하나 본 일이 있다. 거기에서는 덴마크의 부모는 아이에게 함부로 칭찬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여태껏 칭찬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왜일까? 

 


나는 앞서 언급했듯이 늘 타인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어 했고 칭찬을 받으면 또 칭찬을 받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계속 칭찬을 받지 못하면 침울해지기도 했다.
특히 어떤 공동체 안에 속해 있을 때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너는 이걸 참 잘하는구나”라고 했을 때 그러한 칭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비교를 하며 나는 얘들보다 더 특별한 사람이구나, 우월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기도 했다. (사실은 내가 전혀 우월하고 특별한 종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

 

 

일례로 나는 비교적 독일어 발음이 괜찮은 편인데 늘 나의 발음에 대해 칭찬을 받고 싶었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칭찬을 받게 되면 상당히 언짢다 라는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이건 나만 칭찬을 받아야 하는 건데 왜 남이 칭찬을 받지? 내가 걔보다 못하다는 뜻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단순히 '너 잘한다!'와 같은 칭찬은 아이에게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은연중에 누군가와의 비교를 통해 나를 우월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며 그들(부모님, 선생님 등)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기 자신을 과도하게  몰아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내가 칭찬을 듣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을 자책하게 되고 급기야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라 아무도 나를 칭찬해주지 않고 싶어 하는구나 라는 데 까지 생각이 도달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나는 칭찬 하나 받지 못하는 쓸모없는 인간인데 내가 무슨 노력을 한들 과연 소용이 있을까?'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무기력증과 우울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멍청해 보이는 생각의 확장이지만 정말 그런 일이 생기더라. 남에게 인정을 받아야 나의 존재 이유가 생기는.. 그런 인간 말이다. 이렇게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살기 시작하는 순간 그때부터 진짜 지옥은 시작된다.

 

물론 이제는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그 내면에 숨어있는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탐색하려고 하고 나는 내가 정말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나의 약한 모습을 가면으로써 감추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해하려 한다. (오히려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순간 더 깊게 빠져버릴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덴마크에서는 칭찬을 하기보다는 질문을 한다고 한다. 가령 그림을 그렸을 경우에는 정말 잘 그렸다!라는 말보다는 이것을 그리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혹은 이 색상을 여기에 쓴 이유 같은 것들을 물어본다는 것이다. 
또한 시험 같은 것을 잘 봤을 때도 시험을 잘 봤다는 칭찬을 하며 아이가 이미 무엇을 잘한다고 생각하게 하기보다는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는 느낌을 줌으로써 내적인 힘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요즘은 한국의 육아책에서도 잘했다는 칭찬을 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대신에 칭찬을 하고 싶다면 아이가 들인 노력에 대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와 같은 얘기를 하기를 권한다. (일전에 무슨 책 요약집에서 봤는데 내가 잘못 본 것일 수도 있다. )

이런 것을 보면 부모가 되어 아이 하나를 온전하게 길러내기 위해서는 정말 온 마을뿐만이 아닌 온 우주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말이 새삼 와닿는다.

 

 

 

그렇다는 것은 내가 이런 성격을 가졌다 하여 부모 때문에 내 인생이 망했어! 와 같은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사람은 다 실수를 하고 그들도 부모가 처음이니 당연히 많은 실수를 거친 것이다.

마냥 부모만을 원망하는 것은 부모가 마세라티가 아닌 티코를 가지고 있는데 왜 우리 엄마 아빠는 마세라티를 가지지 못한 거야!라고 우울해하는 것과 같다. 일단 이것이 나에게로 넘어온 이상 나의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뚝딱뚝딱 열심히 나의 인생을 만들어나가면 된다. 마냥 앉아서 부모 원망만 하는 것은 결코 나에게 이득이 되지 못한다. 물론 문득문득 버거울 때가 있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열심히 토닥이며 오늘은 잠시 주춤했지만 내일은 다시 앞으로 잘 나가야지 하고 자신을 보듬는 것이다.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 ->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로 서로를 이해하기(5 love langu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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