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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글쓰기는 운동처럼/오늘의 사색

행복을 미래에서 찾는 나

by nDok 앤독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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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주관적이라고 한다. 객관적인 상황이 아무리 불행해 보여도 본인이 행복하다 여기면 그것은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는 것이고 객관적인 상황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본인이 불행하다 여기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을 미래에서 찾는 나는 행복한 사람일까 불행한 사람일까, 내가 나를 불행하게 여기고 있다고 해도 단순히 나의 시각을 달리 하면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도 나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게 되는 것일까.

 


행복을 미래에서 찾는 나

나의 기준은 대체 뭘까

 

법륜스님 말씀에 천만 원 가진 사람들이 있는 곳에 나 혼자 일억을 가지고 있으면 내가 돈이 많은 것이고, 내가 십억을 가지고 있는데도 주변에 백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면 나는 가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성적이라는 것도 참 주관적일 수가 없다. 내가 재수 없게 공부 잘하는 아이들 사이에 둘러싸여 꼴등을 한다고 할지언정 내가 정말 공부를 못하는 사람인 걸까? 아니라는 거다. 그러면 내가 꼴통들 사이에서 일등을 한다 한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걸까? 그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독일어를 아예 못하던 시절에는 내가 독일어로 뭐라도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더 행복해지겠지, 독일어를 약간이라고 할 수 있게 된 다음부터는 내가 독일어를 지금보다 더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되면 더 행복해질 수 있겠지, 그리고 독일어로 어느 정도 소통도 편하게 하는 지금은 내가 독일어를 자유자재로 말할 수 있게 되며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앞으로도 절대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 

 

굳이 독일어 문제가 아니더라도 나는 '일'에 대해서도 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일이 없던 시절에는 뭐라도 내 손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일을 구하고 난 이후로부터는 이런 쥐꼬리만 한 봉급 주는 곳 말고 더 괜찮게 주는 곳으로 가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제는 일을 하는 게 다가 아니라 내가 정말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그런 일을 만나게 되면 내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또 반복이다. 

 

결혼과 임신에 대해서도 늘 그렇다. 결혼 전에는 결혼을 하면 더 안정적이게 되니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겠지, 결혼을 하고 나니 가족이 생기면 이거보다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고 늘 미래의 나에게 얼토당토않은 기대감을 마주 준 뒤에 그 미래가 내가 원하는 미래가 아니게 되었을 때 심하게 좌절하는 것이다. 왜 나는 늘 미래에서 나의 행복을 찾고 있을까. 

 

일단 요즘엔 작은 것부터 감사하는 걸로 나를 바꿔보려고 하고 있다. 매일 저녁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동안 감사했던 일을 5가지를 뽑아 공책에 적고 잠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감사한 일 한 가지를 쓰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하루에 감사할 일이 없는데 5가지나 감사한 점을 써야 한다니.. 참 곤욕스러웠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은 세 가지 정도는 큰 고민 없이 쭉쭉 써 내려갈 수 있게 되었고 나머지 2가지 정도는 조금 고민해야 하지만 그것도 이내 채워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큰 효과를 가져오는 활동을 왜 이제야 시작한 것인지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늦은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최대한 매일 감사한 점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놈의 경쟁과 비교, 우월감과 열등감

내가 살만하니 비교를 한다고? 이렇게 괴로운데?

 

하지만 나는 또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바로 요즘 임신을 준비하면서 주변에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준비하다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서 임신이 무슨 레이스인 것도 아닌데 나 혼자 또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 사람보다 더 일찍 임신했어야 하는데.. 저 사람은 나와의 경쟁에서 이겼구나.. (?)라는 식으로 또 또 누군가와 비교를 하고 좋아하거나 절망하게 된다. 

 

누가 나보다 일찍 임신하면 대체 뭐가 좋은 걸까. 일찍 임신하면 뭐 상이라도 받는 걸까? 나와의 경쟁에서 이겼으니 그 사람은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이라 장담이라도 할 수 있는 걸까? 이 뼛속까지 스며든 경쟁심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사라질 수 있는 걸까.  

 

나는 게임도 참 싫어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꼭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것이 싫은 것이다. 그러니까 게임 자체를 싫어한다기보단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게 되는 게임의 구조가 싫은 것이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한번 봤는데 그분의 말씀에 의하면 나는 아직 살만하니 비교를 하는 사람 축에 드는 것 같다. 내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어쨌거나 밥은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잠도 푹 잘 자는 게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말 죽을 각오를 하고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거나 아님 적당히 받아들이고 비교도 하고 괴로워도 하면서 그렇게 사는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둘 중에 뭐가 더 나에게 쉬운 일일까 하고 가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후자다. 적당히 비교하면서 그리고 적당히 괴로워도 하면서 그래 나는 예수도 부처도 아닌 죄로 얼룩진 인간인데, 특별한 꽃도 아닌 그저 들판에서 자라나는 잡초에 불과한데 내가 매 순간 대단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무슨 일이든지 멋지게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미 버릇이 든 습관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법륜스님 말씀으론 내가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벌을 주면 된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 벌이란 뭐가 될 수 있을까? 흠.. 아무래도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게 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싫어하는 행동이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헉 너무 많다. 

 

일단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청소기 돌리기, 유리창 청소하기, 독일어 책 읽기, 재미없는 독일어 영상 시청하기, 신문기사 외우기, 독일어 문법 공부하기, 독일어 작문하기, 운동하기..... 더 쓸라면 더 있는데 일단 이 정도까지만 써봐야겠다.

 

그렇다면 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운동하는 것부터 시작을 해 볼까? 앞으로는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게 되면 운동을 하는 걸로 나에게 벌을 줘봐야겠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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