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랭스를 거쳐 세 번째 목적지는 바로 루앙(Rouen)이다. 루앙은 나름 유럽 여름 휴가지로 인기가 있는 모양인지 사람이 전보다 확실히 늘어 있었다. 알고 보니 프랑스에서는 여름밤마다 레이저 쇼를 하는 것이 나름 전통인 듯싶은데 이것도 도시마다 은근한 경쟁이 있는 모양이었다.
루앙(Rouen) 숙소
루앙에서의 숙소도 역시나 주차장이 딸린 곳으로 골랐다. 물론 파리에 비하면 적은 숫자인 것이겠지만 루앙도 인기 있는 여름 휴가지 중 하나인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루앙은 과하게 꾸며진 것도 아닌데 적당히 알록달록 하면서 옛스러움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던 신기하고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휴가 전에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볼 때 프랑스의 예쁜 마을 순위를 매겨놓은 잡지가 있다고 그랬는데 프랑스 사람들도 예쁘고 아기자기한 마을을 찾아다니는가 보다.
다시 숙소 얘기로 돌아가면 이 호텔은 주차장이 딸려 있기는 하나, 호텔 옆 작은 건물 지하로 자동차를 운전해서 가지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 입구가 매우 좁다. 특히 렌터카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이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운전을 웬만큼 잘하는 거 아니면 다른 주차장을 찾거나 아님 다른 호텔을 찾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겠다. 주차장은 13유로로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우리처럼 강아지를 데리고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면 강아지 숙박비로 8유로 정도 추가로 계산이 된다.
험난했던 주차를 마치고 정말 옛날식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숙소로 가니 탄성이 튀어나왔다. 우리가 정말 프랑스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확 들 정도로 가구 하나하나가 앤틱 그 자체였고(물론 좀 낡았다. 앤틱인데 가구가 새것이면 그 멋이랄까.. 그런 게 안 난다.) 정말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창문을 통해서 볕도 잘 들었고 창문을 여니 길가에 옹기종기 모여서 떠드는 사람들도 내려다볼 수 있었다. (그렇다는 건.. 밤에 소음이 있을 수 있단 소리. 소리에 민감한 사람은 참고하길 바란다.)
루앙 대성당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였나? 아무튼 위치도 굉장히 좋았다.
Hôtel Dandy
+33 2 35 07 32 00
루앙의 볼거리
루앙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잔다르크, 라이트 쇼
일단 루앙 시내를 여행하기에 앞서 전날 랭스 여행에서 발견하게 된 그 마리아쥬 홍차를 구매하기 위해 프랭땅 백화점(Printemps)을 찾았다. 그곳에서 굉장히 친절하고 영어도 잘하는!! 직원을 찾을 수 있었고 우연의 일치인지? 그분이 나의 출신을 물으시더니 본인이 최근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셨다는 얘기를 하셨다. 혹시 한국인 여자 친구가 생기신 건가..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뭐, 아무튼 그러시단다. 덕분에 즐거운 쇼핑과 쿨 거래를 마쳤다. 매장은 0층(한국식으론 1층)에 위치해 있으며 참고로 차 가격은 22유로 정도로 절대 싼 가격은 아니다. 🥲
(비슷한 맛의 저렴이를 찾는다면 2022 여름휴가 랭스 편 포스팅을 참고)
Mariage Frères Printemps Rouen
+33 2 35 00 35 71
여기는 루앙 대성당으로 가기 전에 지나가게 된 성당인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와 유럽에는 동네 성당이 이렇게 뜬금없이 번화가에 있기도 하구나 하면서 구경하고 나왔던 곳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는 잔다르크가 마녀로 오인을 받고 불태워진 장소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참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독일어로 UNESCO-Welbkulturerbe라고 한다.
Katholische Kirche der Heiligen Jeanne d’Arc
+33 7 88 24 99 06
이곳은 루앙 대성당으로 아마 대성당 그 자체보다는 모네의 연작으로 명성이 더 자자한 곳일 거다. 언뜻 보면 전날 방문한 랭스와 비슷한 느낌이 나면서 또 본연의 느낌이 있다. 우리는 개를 데리고 왔기 때문에 한 명씩 돌아가며 따로 성당 내부를 구경했는데 남편이 구경하고 있는 동안 저 앞에 있는 돌계단에 앉아 루앙 대성당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하루를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성당 앞에서는 어떤 젊은 남성이 팝송을 불렀는데 노래를 어찌나 잘 부르던지.. 그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 한참을 그렇게 노래를 들으며 가만히 있었다. 그것 만으로도 오늘의 할 일은 다 끝낸 듯했다.
이런 것이 내가 루앙에 반하게 된 느낌인데 물론 이런 예쁜 느낌의 도시는 독일에도 있다. 그러나 여기만큼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조성이 된 곳을 찾기가 힘들다.
내가 생각했을 때 나에게 '예쁜'도시는 단순히 외적으로만 예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는 건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장이 서고, 길거리 연주가가 있는 등 활기를 띄어야 그 아름다움이 완성된다고 보는 편이다.
내가 가본 루앙과 비슷한 느낌의 도시나 마을들 중 많은 곳이 구글에서 사진으로 봤을 땐 예쁜 곳이구나 해서 여행으로 가 보면 왕래가 없어 휑한 곳이거나 너무 낡거나 아니면 인위적으로 도시를 꾸며놓은 느낌이 나서 좀 이질감이 들었었다. 물론 루앙과 같은 곳들이 있긴 한데 아직 내가 못 찾은 것이겠지만.
여름에 프랑스 루앙에 여행을 왔다면 당연히 무조건 들러줘야 하는 라이트 쇼이다. 여행 통틀어 총 세 도시에서 라이트 쇼를 했는데 매일 하긴 하지만 딱 한번, 그것도 감질나게 15분만 하고 말았지만 루앙의 경우 한 번에 30분 정도, 심지어 쇼를 두 번이나 보여줘서 처음에 놓쳤던 부분도 다시 볼 수 있었다. 첫 타임에 사람이 엄청 붐비므로 첫 타임은 넘겨주고 두 번째 타임 때 보는 것도 나름 전략이라면 전략이 될 수 있겠다. (여러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으니 꼭 홈페이지를 참조하길 바란다.)
게다가 루앙의 라이트 쇼의 특이점은 정말로 영혼을 갈아 넣은 것 같은 구성이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라이트 쇼도 그렇고 보통은 그냥 레이저 빛으로만 추상적인 느낌을 내서 요리조리 흔들흔들하고 끝나는 것이 다인데 루앙에서 본 레이저 쇼는 직접 연기자도 고용을 하는지 그들이 직접 연기도 하고, 수풀이 우거지는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도 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루앙에서의 레이저 쇼는 나름 스토리를 넣으려 했다는 것이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 지금 장면은 이런 걸 보여주려고 하는구나'라는 전달이 확실히 되어 보기가 더 즐거웠다. 마지막에는 뭔지 모를 문자들이 막 쏟아져 내리다가 그것이 프랑스어로 바뀌는 걸 보여줬는데 옛날의 이 알 수 없는 문자가 어떻게 프랑스어로 바뀌었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읽는지 오디오가 막 쏟아져서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다.
여행의 별미, 음식
아침부터 내내 하염없이 마을을 누비며 걷다 보니 우리는 뱃가죽에 등에 들러붙을 만큼 허기져 있었고 원래 가려고 했던 레스토랑이 파산을 했는지 문을 닫았길래 근처 아무 데나 급하게 찾기 시작했다.
그때가 저녁식사 시간 전이었기 때문에 역시나 문을 연 곳은 많지 않았고 근처에서 겨우 찾은 식당도 결국 맥주를 마시며 한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남편은 비프 카르파치오, 나는 참치 타르타르를 주문한 것 같은데 일단 둘 다 너무 맛있었다. 근데.. 양이 너무 적다. 독일에서는 아마 아이들 메뉴에 들어갈 것 같은 적은 양이어서 이거를 누구 코에 붙이라고 이렇게 주나.. 싶을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집은 식사할 만한 곳은 못되는지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이미 옆 가게에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가끔은 구글보다는 그냥 어디에 현지인이 많이 있나 보다가 냉큼 그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는 것도 좋은 전략인 듯싶다.
이곳은 점심에는 파스타도 판매를 하는 것 같으니 저녁보다는 점심을 노려보는 것이 좋은 듯싶다.
L Oritano (SARL)
+33 9 86 15 26 90
여기는 프랑스에서 무슨 리조또야.. 라며 갈지 안 갈지 고민하다 결국 타이밍을 놓쳐 못 가보게 된 음식점인데.. 사진상으로 볼 때 음식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냥 먹어볼 걸 하고 후회한 곳이다. 다음에 루앙에 올 수 있게 되면 점심으로 가볍게 먹어볼 듯하다.
Papa Riso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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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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