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 때는 물러진 무를 보는 일이 무조림 하는 때 말고는 본 적이 없는데 독일 무는 한국 무보다 단단하지 못하고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김치를 만들고는 무가 물러지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깍뚜기를 담그고 얼마 지나고 보면 물러진 깍뚜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런 무를 가지고 깍뚜기 김치찌개를 만들고는 한다.
물러진 깍뚜기로 만드는 김치찌개
물러진 깍뚜기, 깍뚜기 국물, 양파, 파, 간 마늘 1 티스푼, 참치, 스팸, 고춧가루 1스푼, 피시소스 반스푼, 간장 반스푼, 버터 1조각, 된장 아주 조금(사진 첨부)
일단 냄비에 가장 중요한 재료인 물러진 깍뚜기를 넣고 다진 마늘 적당량, 그리고 잘게 썬 파(나는 Poeree라는 국물용 파를 썼지만 어떤 파를 쓰던 무방하다.) 그리고 고춧가루, 양파, 간장 반스푼, 피시소스 1스푼, 버터 1조각을 넣고 중 약불 정도에 잠시 살살 볶아준다.
김치류는 당연히 깍뚜기 말고 다른 김치를 넣어도 전혀 상관없다.
여기서 나는 물러진 깍뚜기로 김치찌개를 만들 때 아주 약간의 된장을 첨가하는 편인데 묘하게 맛이 달라져서 이렇게 자주 해 먹는 편이다. 물론 맛 차이 자체는 크게 나지 않으니 굳이 넣지 않아도 된다.
버터가 다 녹고 다진 마늘과 파가 얼추 익었다면 스팸을 원하는 크기로 잘라서 냄비에 투하해 주고 물을 적당히 부어준다. 한국에서는 독일에서는 Fruehstuecksfleisch라고 부르는 스팸을 주로 먹지만 독일에서는 Fleischwurst라는 것을 더 먹는 편인 것 같다.
스팸은 뭔가.. 건강하지 않은 음식의 대표주자 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많이 먹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고기 냄새에 민감한 편이라 독일 고기에서 전반적으로 나는 누린내 때문에 사실 일반 Fleischwurst는 Haenchen-Fleischwurst를 즐겨 먹는 편이다. 여기서 Haenchen은 닭고기를 일컫는 단어다.
혹시 나처럼 고기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 있다면 꼭 닭고기가 들어간 걸 먹어보길 바란다.
요리를 자주 망하는 사람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한 가지 팁을 주고 싶은데, 꼭 양념이던 물이던 레시피에 적힌 양보다는 적게 넣으라는 것이다. 나는 일단 절반 정도를 넣고 나서 맛을 체크해 보면서 약간 씩 더 첨가하는 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조심해야 할 것이 처음에 맛이 너무 밍밍하다고 해서 조금씩 추가하다가도 에이 그냥 이만큼 넣어봐야겠다 하고 크게 한 숟갈 넣는 순간 그 음식은 순식간에 복구 불가할 정도로 짜지거나 달아지거나 하니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원하는 맛이 나올 때까지 양념이든 물이든 서서히 추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리 초보자들은 적당량이 잘 감이 안오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하게 재료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물에 씻은 참치를 넣고 (안 씻어도 무방하지만 나는 씻어서 넣는 편이다.) 보글보글 끓이다 보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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